김근태 고문한 이근안 "고문은 애국" 발언 재논란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30일 오전 5시31분 6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오전 유가족이 김 상임고문의 영정을 들고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광호 기자

30일 별세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고문했던 '고문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김 상임고문의 별세 직후 몇몇 파워 트위터리안들이 이 전 경감이 지난해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시대 상황에선 고문이 애국이었다"고 밝힌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전 경감은 해당 인터뷰에서 "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임고문은 지난 1985년 9월 4일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을 결성했다는 혐의로 안기부(현 국정원)의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이 전 경감에게 20여 일간 고문 당했다.

당시 이 전 경감은 김 상임고문에게 전기고문 8차례와 물고문 2차례를 행했다. 김 상임고문은 고문을 받은 뒤 콧물흘림과 손 떨림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 2007년 진단 받은 파킨슨병도 고문 후유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경감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니고 굳이 기술자라는 호칭을 붙여야 한다면 '심문 기술자'가 맞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심문도 하나의 예술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에서 "김 상임고문을 고문한 이근안은 고문을 일종의 예술이라고 했고 자신의 그런 행동을 애국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이근안은 신에게 회개했다고 했지만 지금도 자신의 행동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설가 공지영씨(48)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몇 년 전 김 상임고문을 뵈었을 때 우연히 이근안을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공씨는 "당시 이근안이 울며 '잘못했다, 용서해 달라'고 했을 때 너무 가식처럼 느껴져 도저히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며 "그게 몇 달 후까지 자신을 괴롭힌다며 '나 너무 옹졸한가'라고 물으셨다"고 전했다.

한편 김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5시31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64세.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다. 그는 지난 달 뇌정맥혈전증이 발견돼 서울대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