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된 무명가수, 창업 8년만에 670억 '돈방석'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스물 다섯 살이던 1998년 음반 시장에 데뷔한 후 참담한 실패를 경험한 가수가 16년 만에 '사장님' 타이틀을 달고 돌아왔다. 이번에는 가수가 아닌 매출 500억원 규모 기업을 이끄는 프로듀서로 코스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18일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가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프로듀서로서 성공적인 한류 엔터기업을 키워내겠다"며 "기업공개를 계기로 중국 콘서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코스닥 상장 포부를 밝혔다.


대학 시절부터 밴드 활동에 심취했던 한 대표는 가수로서는 실패했지만 성공한 작곡가로 이름을 떨쳤다. 작곡·작사가로서 SG워너비, 더 넛츠, 씨야 등 유명 아티스트와 작업을 거쳐 2006년, 자본금 24억원에 FNC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07년 FT아일랜드를 시작으로 2010년 CNBLUE, 2011년 AOA까지 굵직한 아티스트들을 데뷔시켰다. 2014년 현재 전속계약을 체결한 아티스트는 FT아일랜드, CNBLUE, AOA, 주니엘, NFLYING, 이동건, 이다해, 송은이, 윤진서, 방광현, 조재윤이다. 회사 매출의 75% 이상을 책임지는 FT아일랜드와 CNBLUE, AOA는 모두 FNC엔터만의 '밴드 그룹'이라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한 대표는 "설립 초기 우리회사의 목표는 에스엠 (85,900원 ▲3,200 +3.87%)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우리만의 강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밴드였기 때문에 밴드에 특화된 엔터회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준비중인 NFLYING(엔플라잉)은 내년에 데뷔하는 4인조 힙합 보이밴드로 역시 밴드 그룹이다.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91억원, 영업이익은 58억원, 당기순익은 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96억원, 영업이익 55억원, 당기순익 28억원을 나타냈다. 2011년부터 매출액 증가율이 매년 50%를 상회했고 효과적인 비용 통제로 영업이익률도 10~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9.81%를 기록했다.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무대가 음반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큰 일본이기에 해외 매출 비중이 내수보다 큰 편(76%)이다. 한 대표는 "현지화를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CNBLUE의 경우 아예 일본에서 데뷔시켰다"며 "기업공개를 통해 모집된 자금도 홍콩법인에 일부 투자해 중국 사업 확장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는 한성호 대표이사로 49.16%(240만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공모가 상단인 2만8000원 기준 한 대표의 지분가치는 672억원이 될 전망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상장 후 FNC엔터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1700억원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140만주며 이 중 일반 투자자 물량은 28만주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2만4000원~2만8000원이다. 18~19일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4~25일에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12월 4일 상장 예정이며 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