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실적둔화로 시름, 코스콤은 '흥청망청'

지난해 증권업계가 실적악화로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서도 증시IT(정보기술) 인프라를 담당하는 코스콤의 사장 및 간부진이 흥청망청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민주당)은 코스콤으로부터 제출받은 '코스콤 사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및 '코스콤 사장 상품판촉비 월별사용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우주하 코스콤 사장이 한 달 평균 400만원의 업무추진비와 별도로 매달 700만원씩 상품판촉비 명목의 영업활동비를 더 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사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할 감사마저 사장 업무추진비 카드를 함께 쓰며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우 사장은 매월 평균 2000만원의 월급 외에 업무추진비로 400만원을 쓰고 있었다.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은 고급 식당에서의 식사였다. 1회 식사비가 50만원을 넘는 경우도 3년간 총 62회로 전체 사용건수의 10%를 웃돌았다.

코스콤 임원들은 별도의 업무추진비 카드 없이 사장의 법인카드를 함께 나눠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는 지난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인 김상욱 전 감사가 우 사장 다음으로 업무추진비 카드를 자주 사용했는데 그 내역 중에는 의료기기 업체에서의 사용 등 부적절해 보이는 사례들도 있었다.


특히 우 사장이 업무추진비와 별도로 활용했던 상품판촉비에 대해서는 그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민간기업 코스콤의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상품판촉비) 사용내역을 국감자료로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상품판촉비는 각 본부별로 예산이 편성·집행되는데 오직 사장만 '전사적 차원의 상품판촉'을 이유로 별도의 카드를 지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사장의 상품판촉비 카드는) 사실상 또 다른 업무추진비 카드인 셈이고 그들 스스로도 영업활동비로 부른다"며 "결국 우주하 사장은 월 1000만원을 웃도는 사실상 업무추진비를 써왔는데 상품판촉비로만 1600만원을 넘게 쓴 달도 있었고 1000만원을 웃돈 달도 4회나 됐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은 증권업계가 거래급감 등 시장환경 변화로 경영악화에 신음하던 때와 일치한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국내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2408억원으로 전년(2조2126억원) 대비 43.9% 감소했다. 이 중 15개사는 당기순이익이 적자였다.

이 기간 증권사들은 인원·지점 등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감축 노력을 강화해왔음에도 2006년 이후 최저수준의 주식거래대금 등으로 인해 수익악화를 면치 못했었다. 이 와중에 코스콤의 고위 임원들이 방만경영을 일삼았다는 점이 이번 국감에서 드러난 것.

이같은 상품판촉비는 2011년에만 8787만원에 달했고 지난해에도 6975만원에 이르렀다. 올해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우 사장을 비롯한 코스콤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경영, 불투명한 관리 등이 도를 넘어서 우 사장이 물러난다고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라며 "사장에게 주어지는 상품판촉비 항목의 비용지급을 아예 금지시켜야 하며 코스콤이 스스로 개혁을 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가 나서서 관련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