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차 사장이 밤 12시 협력사 찾은 이유?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현대차그룹은 8일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에서 협력회사들과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 을 체결하고 실질적인 상생경영을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08년에 제1기 공정거래 협약식을 체결했다. 행사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母)기업 사장님이 밤 12시에 공장에 찾아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열심히 합시다"

자동차 부품사들의 모임인 자동차공업협동조합 신달석 이사장의 말이다. 신 이사장은 8일 경기 화성 롤링힐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과 2700여 개 협력사간의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에서 일화 한 토막을 공개했다.

사연은 이렇다. 김승년 현대·기아차 (112,700원 ▼2,000 -1.74%) 구매담당 사장이 주요 부품의 품질 문제나 불공정 거래 등이 있는지 협력사를 수시로 방문해 공장을 살펴보고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간다는 것. 김 사장이 워낙 바쁜 탓에 때로는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협력사를 방문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현대차 (244,000원 ▼3,000 -1.21%)의 1차 협력업체인 인팩의 최오길 대표는 "과거에도 구매부분 임원들의 협력사 방문이 있었지만 토요타 리콜 사태가 발생한 뒤로는 1차 협력사 뿐 아니라 2,3차 협력사들에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품질이나 불공정 거래 등 협력사의 어려움을 두루 살펴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날 행사는 현대차그룹이 2700여 개의 협력사들에게 연구개발비 등 직접 지원 2283억원, 운영자금대출 1000억원 등 총 1조1500여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자리다. 한 마디로 현대차그룹이 협력사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협력사 대표들은 현대차그룹의 기존 지원에 크게 고마워하면서 더 나은 품질로 현대·기아차의 품질 상승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신 이사장은 공식 인사말에서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고 놀란 윤 부회장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맞절을 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8개사의 대표이사와 협력사 대표들이 단상위에 짝을 지어 나란히 앉았고 협약식에 사인을 마친 뒤에는 서로의 손을 맞잡은 채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부품사 대표는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빠졌을 때 현대차그룹의 운영자금 대출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더 좋은 품질로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고 자동차 회사가 되는데 밑거름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