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황제주 태광산업, IR 거부..뭔 사연?

태광산업 (657,000원 ▲4,000 +0.61%) 주가가 지난 7월 100만원대에 재진입한 이후 줄곧 '황제주'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IR(기업설명회) 사례는 최근 1년간 단 한 차례도 없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IR이란 기업의 경영내용과 향후 계획 및 전망 등을 투자가들에게 제시하는 투자자 관계 활동을 뜻한다.

IR활동을 하지 않다 보니 애널리스트 보고서 역시 올들어 단 한건도 발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롯데제과(177만7000원), 롯데칠성(158만1000원), 삼성전자(147만2000원), 영풍(137만5000원), 태광산업(130만2000원) 등 5개 종목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9월말까지 삼성전자를 분석한 보고서가 289건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칠성이 34건, 롯데제과가 9건, 영풍이 3건으로 집계됐다.

황제주 중에서는 태광산업만 올들어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단 한 건도 없었다.


화학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기관을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태광산업에 대한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며 "기업에서 애널리스트 탐방을 받지 않으니 공식적인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어려워 간접적·개별적으로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주가 급등도 화학업황 회복에 편승한 것이라는 설명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태광산업이 5년 전에는 IR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경영진이 재판에 서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있고 나서 IR 문이 더 좁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4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태광산업 관계자는 "회사에 IR담당 인력이 두 명뿐이다 보니 여건상 적극적인 IR을 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며 "일부러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공시 의무는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태광산업은 화학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11월7일 이후 줄곧 100만원대를 하회하다 지난 2월25일 100만원으로 마감하며 올들어 처음으로 황제주에 재등극했다. 이후 100만원 선을 넘나들며 등락을 거듭했으나 지난 7월4일 이후로는 꾸준히 황제주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지난 18일 태광산업은 전일 대비 2만4000원(1.88%) 오른 13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37.8%. 이 기간 시가총액은 1조499억원에서 1조4496억원으로 늘어났다.


한편, 한국IR협의회가 지난달 12일 제정한 '상장법인 IR모범규준'에 따르면 △IR책임자는 투자관계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업정보를 제공하고 관리해야 한다 △주주 및 투자관계자와의 소통강화를 위해 기업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애널리스트가 자료를 요청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응하며 정보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지 않는다 등의 지침이 마련돼 있다. 다만 이는 권고사항일뿐 강제규정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업계 IR 담당자는 "공시의무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상장법인들은 공개된 법인이므로 궁금증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반기에 한 번, 또는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지속적으로 IR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IR이야말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