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양승조 돌출발언…연말 정국 급속 냉각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현역의원 최초의 '대선 불복' 선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 종편 방송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장 의원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자신에 대해 출당 조치를 취하면 받아들이겠지만, 당이 자신을 출당시킬 확률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확률만큼이나 낮다"며 새누리당의 의원직 제명 및 사퇴 주장을 일축했다. 2013.1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에 이어 '중정에 의해 암살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 삼으라'는 양승조 최고위원의 돌출발언으로 인해 여야의 4자회담으로 가까스로 안정을 찾아가던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새누리당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두 의원에 대한 망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양·장 의원을 즉각 출당 또는 제명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두 의원의 사퇴요구에 이어 여야가 합의한 국가정보원 개혁특위의 활동 중단까지 거론하자 '대선불복 프레임'을 덮어씌워 정쟁을 유발하고 국정원 개혁 특위마저 변질시키려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발단은 전날(8일) 장 의원의 '대선불복 성명'에서 비롯됐다. 장 의원은 개인 명의 성명문을 통해 "부정선거 수혜자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라"며 6·4 지방선거와 동시에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이제까지 민주당 지도부가 대선과정이 불공정했음을 지적하면서도 "대선에 불복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취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파장은 당연했다.


새누리당은 휴일인 관계로 유일호 대변인의 구두논평과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브리핑을 통해 대응했다.

하지만 양승조 최고위원이 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중앙정보부에 의한 박 전 대통령의 암살을 운운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두 의원 발언 규탄 결의문을 채택했고, 이어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의총 직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장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과 양 최고위원의 발언과 관련,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사과 △문재인 의원의 입장표명 △재발방지 조치 등 3개 요구사항을 결정, 민주당에 통고했다.

새누리당은 요구 사항에 대한 시한을 이날 중으로 특정하고,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국회 의사 및 의정 연계나 장 의원 징계(제명요구)안 제출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유일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 결과를 이같이 밝히며 "우선 민주당이 우리당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는지 등을 지켜본 후 당이 추가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여기 더해 최경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를 비롯한 국회 의사 활동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을 모아달라"며 이번 사태가 정국 정상화를 위해 마련된 4자회담 합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양승조, 장하나 의원 의원직 사퇴 및 출당 촉구 결의문'을 읽고 있다. 2013.1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민주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장 의원의 성명은 개인생각일 뿐이며 당 소속 의원이 당의 입장과 다른 개인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선에서 대응을 자제하려 했지만 새누리당이 규탄대회를 여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서자 발끈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과거 대선 직후 당선무효소송, 선거무효소송, 재검표, 탄핵까지 저질렀던 새누리당은 대선불복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며 "장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당에 부담을 줘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고 이미 원내부대표직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장 의원 발언을 볼모삼아 또 다시 정쟁을 획책하려 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양승조 최고위원 발언도 진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불복프레임을 덮어 씌워 정쟁을 유발하는 것은 오늘 시작되는 국정원 개혁특위 마저도 변질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장 의원과 양 최고위원을 두둔하고 나섰지만 속내는 편치 않아 보인다.

한 원내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미 성명을 발표하고 돌출발언을 해버린 상황인데 어찌하겠느냐"며 "사전에 지도부에 어떤 발언을 하겠다고 알렸더라면 다 제지할 수는 없었겠지만 일정부분 조율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공개적으로 요구사항을 통고해와 김한길 대표와 몇몇 지도부들이 현재 당대표실에 모여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파장을 일으킨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에서 출당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질 확률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사퇴할 확률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당에서 출당조치를 할 경우 자동으로 의원직이 상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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