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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과 함께 '좋은 음악회' 만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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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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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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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후원 국내 최초 장애아동 오케스트라 지휘자 서진씨

삼성전기가 후원하는 국내 최초 장애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헬로 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서진씨가 활짝 웃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삼성전기가 후원하는 국내 최초 장애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헬로 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서진씨가 활짝 웃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장애아동들이 어떻게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음악을 매개로 의미 있는 일을 시도한다는 게 좋았다. 그렇게 그는 장애아동 35명의 '음악 아버지'가 됐다.

삼성전기 (158,000원 ▼3,000 -1.86%)가 에이블아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만든 국내 최초 장애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인 '헬로 셈(Hello! SEM) 오케스트라'(이하 헬로 셈)의 지휘자 서 진씨(39)의 얘기다.

"처음에는 악기에서 쇳소리를 내던 아이들이 점차 음을 맞추고 리듬을 타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함께 해냈다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헬로 셈'은 초등 3학년부터 고등 2학년까지 지적·자폐성·지체·시각 장애아동·청소년으로 구성한 전문 오케스트라다. '셈'은 특별하고(Special) 재능있는(Excellent) 음악인(Musician)이라는 의미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장애아동·청소년의 잠재력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창단했다.

서씨는 "장애아동들에게 있어 '헬로 셈'은 표현의 창구"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아동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며 "연주를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내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씨는 2007년 한국인 최초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4회 로브로 폰 마타치치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베테랑 지휘자다. 독일 크로스 챔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무대에 올라본 그에게 '헬로 셈'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단원 중 60%가 '헬로 셈'에서 악기를 처음 시작했기에 계이름을 외우는 것부터 악보를 보는 법까지 해야 할 일이 수두룩했다. 게다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아 5분 이상 앉아있지 못했던 단원들을 가르치기가 쉬울 리 없었다. 서씨는 "기성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서씨가 단원들을 지도하는 첫 번째 노하우는 '기다림'이라고 했다. 절대 조급해하거나 욕심 부리지 않는 게 그의 지도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서씨는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보여주면 단원들도 마음을 열고 연습할 자세를 취한다"고 말했다.

"연습 중 갑자기 손을 번쩍 들고 춤추고 싶다는 단원도 종종 있어요. 그럴 때면 '그래, 한 번 멋지게 보여줘'라고 춤출 시간을 준 뒤 다시 연습에 집중할 수 있게 기다려줍니다."

또 다른 노하우로는 '칭찬'을 강조했다. 서씨는 "단순히 잘한다고 형식적으로 칭찬하는 게 아니라 장점을 발견해 알려주는 방식"이라며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준다"고 설명했다.

'헬로 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서진씨가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헬로 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서진씨가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그는 가장 보람찬 순간으로 지난달 17일 진행한 '헬로 셈' 첫 정기연주회를 꼽았다. 이날 행사에선 '헬로 셈'이 관객 500여 명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서씨는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공연이었다"며 "학점으로는 에이플러스(A+)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최선을 다해 연주를 하고, 그 연주를 보며 많은 관객들이 행복해했어요. 또 관객들의 박수에 단원과 단원들의 부모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뿌듯해했고요. 이 과정 하나하나가 감동입니다."

서씨는 "이날 지휘대에 올랐을 때 단원들을 향해 쏟아지는 박수소리를 들으며 '이게 바로 내가 꿈꾸는 '좋은 음악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꿈은 '좋은' 음악회를 많이 여는 것. 서씨는 "관객들이 감동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음악회가 좋은 음악회"라며 "아직 연주 수준이 기성 오케스트라보다 낮을지는 몰라도 '헬로 셈'의 공연은 그 어느 공연보다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헬로 셈'의 목표를 묻자 서씨는 "없다"고 못 박았다. 애초부터 목표는 정한 적 없고 앞으로도 목표는 두지 않을 방침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단원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목표치를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하다보면 계속 발전할 텐데 굳이 목표치에 가능성을 가두기 싫거든요.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서씨는 "앞으로 '헬로 셈'은 성장을 거듭하며 좋은 음악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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