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반등 노리는 팹리스 반도체 3인방…부활할까?

넥스트칩 등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계 3인방이 신사업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린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칩 (1,597원 ▼20 -1.24%), 피델릭스 (1,578원 ▼63 -3.84%), 텔레칩스 (22,700원 ▼700 -2.99%) 등은 최근 반도체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롭게 출시한 제품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신사업에서의 성과로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실적 정체 혹은 역성장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넥스트칩은 올해 3분기 매출액 가운데 신제품인 고화질(HD)급 반도체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했다. 신사업 성과로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16억원으로 전년동기(43억원 손실)보다 크게 줄었다.

다만 기존 일반화질(SD)급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79억원)보다 17.5% 줄어든 75억원에 그쳤다. 넥스트칩은 그동안 CCTV카메라 및 영상저장장치(DVR) 등 보안장치에 쓰이는 반도체에 집중, 2011년에는 매출액 504억원 및 영업이익 99억원을 올리는 등 매년 20% 안팎의 높은 이익률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후 SD급 반도체에서 국내외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3년에는 매출액 367억원 및 영업적자 119억원에 그치는 등 지난 2년 간 실적이 하락세를 보였다. 넥스트칩 관계자는 "HD급 반도체 첫 버전(AHD 1.0)에 이어 초고화질(풀HD)급 영상까지 처리하는 두 번째 버전(AHD 2.0) 제품에서도 연내 첫 성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실적 상승세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델릭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독자기술로 개발하고 최근 양산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D램과 노어플래시에 이어 낸드플래시로 메모리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올해 4분기 이후 실적개선을 노리고 있다.

피델릭스는 그동안 국내 대형 휴대전화 제조사가 생산하는 전략 스마트폰 모델에 D램 등을 활발히 공급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왔다. 2012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933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고 D램과 노어플래시 등 주력 제품군 매출이 정체되면서 2013년 875억원의 매출액을 보이며 역성장했다. 피델릭스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중저가 스마트폰, 셋톱박스 등 낸드플래시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최근 성장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텔레칩스는 완성차에 들어가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용 프로세서에서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과거 MP3플레이어와 멀티미디어기기(PMP) 등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에 집중하며 2008년 사상 최대 실적인 89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모바일 트렌드가 MP3플레이어와 PMP 등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출액이 700억∼800억원에서 정체됐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 558억원으로 실적정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텔레칩스는 모바일용 프로세서에 이어 내년부터 자동차 AVN용 프로세서에서도 실적을 올리며 오랜 정체에서 벗어나 반등을 일군다는 전략이다.

한편 팹리스(Fabless) 반도체 업체들은 공장(Fab)이 없이(less)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Foundry)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를 말한다. 전 세계 무선통신용 반도체 분야에서 수년 째 수위 자리를 이어가는 미국 퀄컴이 대표적인 사례다.

피델릭스가 최근 양산에 들어간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제품 / 제공=피델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