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동시 유착박리술·위 축소술 원칙 어긋나"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고 신해철씨 사망 관련 의료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욱 의료감정조사위원회 위원, 강신몽 의료감정조사위원회 위원장,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신응진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가수 고(故) 신해철씨가 장과 장이 공간 없이 들러붙은 상태를 본래대로 개선하는 유착박리술과 함께 위 축소술을 동시에 받은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전문가들 판단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조사위원회는 30일 기자 브리핑에서 "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술은 일반적으로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위 축소술이 왜 이뤄졌는지 의학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 축소술은 강남 S병원 원장이 직접 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신해철씨 의료감정 결과에 대한 신응진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박형욱 의료감정조사위원회 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10월 17일 고인에게 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술이 동시에 시행됐는데 이런 시술이 일반적인가.


▶신응진 = 일반적으로 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술은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다. 위 축소술이 왜 이뤄졌는지 의학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다만 S병원 원장이 직접 한 것으로 보인다.

-두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것이 교본상 맞나.

▶신응진 = 원칙에 어긋난다. 위 축소술을 시행했다고 판단한 근거는 일반적으로 유착박리술을 할 때 위에 배망이라는 조직이 정상적으로 붙어있는데 그 부분을 혈관 처리를 하고 박리를 했다. 이런 시술 자체는 위 축소술을 하기 위해 하는 의료행위이다. 붉은 실로 15cm 가량 위가 접혀있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위에 손상이 났을 때 보강해 봉합하는 일반적인 수술 방법이 아니다. 위를 축소하기 위해 하는 시술로 판정했다.

박형욱 = 유착박리술을 하다 보면 약한 부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것 자체를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사후에 그런 부분에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에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한 검사를 했는지 판단했다.

-천공 자체가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 상황인가.

▶신응진 = 부검 소견을 보면 횡격막이 손상돼 있었다. 천공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수술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자체를 놓고 의료과실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고 마땅하지 않은가.

▶박형욱 = 천공 자체가 모두 과실이 아니라는 뜻도 아니다. 이 환자는 기존에 위밴드 제거수술을 받았다. 내장 기관에 상당한 협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착 제거 과정에서 천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의료과실인지 아닌지 단정하기 쉽지 않다. 소장 천공은 유착박리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낭 쪽은 위주름 성형술(위 축소술)과 관련이 있다. 위주름 수술은 환자 동의가 필요한데 없었다면 천공 자체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10월 19일 엑스레이에서 심장 주변에 공기가 새 들어갔다고 했는데, 병원은 복강경을 할 때 공기주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응진 = 배액관 만으로는 소장 천공을 전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물론 참조는 되지만 전적으로 천공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다. 복강경 수술을 하다 보면 이산화탄소 가스가 올라가는 경우 드물게 발생한다. 심낭으로 공기가 가는 것은 거의 없다. 19일 엑스레이 사진에서 심낭에 공기가 찼으면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조치했어야 한다.

-외과 의사들은 초음파를 했기 때문에 CT까지 찍을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신응진 = 초음파 결과에서 천공이나 복막염이 직접 나타날 만한 소견은 없었다. 최소한의 노력은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자가 그렇게 통증을 심하게 호소할 때에는 적극적인 검사와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위원회 판단이다.

▶박형욱= 복막염을 의심하고 최소한의 진찰 검사를 했는데, 입원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의무)기록을 보면 환자가 의사 투약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다음 날 외래 예약시간에 방문하겠다고 했는데 안 한 점, 환자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과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사 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수사와 법원에서 가릴 문제다.

-당시 환자 곁에 매니저만 있어 동의를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 부분은 위원회의 감정 사항이 아니다. 위 축소술은 환자 동의가 필요하다. 실질적인 동의가 어느 정도인지는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다.

-병원은 환자가 의사 말을 듣지 않고 음식을 먹어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당 내용은 경찰의 질의사항에 없어서 토의하지 않았다. 천공은 음식물에 의해 생길 수 있지만 전적으로 음식물로 인해 생기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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