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수용 고민 속 北 신년사에 담길 내용은?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지난 1월 1일 노동신문 1면에 신년사 전문과 함께 실린 김정은 제1비서의 육성 신년사 낭독 모습. (노동신문) 2014.1.1/뉴스1 © News1

정부가 내년 1월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전격적으로 제의한 가운데 북한이 1월1일 발표할 신년사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의 최고지도자 명의로 발표되는 신년사는 한 해의 대남 정책을 포함한 대내외 정책의 기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기조로 내세웠던 북한은 이후 간헐적인 국지도발을 이어가면서도 큰 틀에서는 고위급 접촉 채널 구축, 아시안게임 참가 및 고위급 대표단 파견 등 나름의 방식으로 '신년사 관철'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 10월 인천아시안 게임 기간 중 고위급 대표단 회담 등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북 전단 문제로 대화가 무산되는 등 대화의 추동력이 충분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내년 신년사에서도 일단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감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이는 북한이 올해 인권 문제와 핵문제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후 경제건설에 박차를 가하며 러시아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서서히 문을 열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섣불리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지난 12일 발표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보고서에서도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것이 원수님의 사상이고 결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제1비서는 또 최근엔 김양건 당 대남비서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등에 보낸 친서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내년이 광복 및 분단 70주년이자 6·15 공동선언 15주년이라는 점도 남북 양측에게 있어 적잖은 의미가 된다.

정부 역시 내년도에 남북 문화협정 추진 등 통일준비 및 남북교류를 위한 청사진을 이미 밝힌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지난 29일 전격적인 대화제의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면서 북한이 신년사에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발표하는 것인 만큼 신년사를 통해 우리 측의 이번 제의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경우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이 우리 측의 제의에 대해 반발하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신년사도 평이한 수준으로 나올 경우 오히려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강온 양면전술을 구사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먼저 인권 문제에 대한 반발의 수위를 높히며 핵 관련 위협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영화 '인터뷰' 개봉과 소니사 해킹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최근 "북한이 내년에 '통 큰 외교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북핵 다자협상의 새로운 틀 구성 등 나름의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당 창건 70주년 등을 기념한 대대적인 경제사업 독려의 뜻을 신년사를 통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상을 마친 상황에서 '김정은 조선', '백두산 대국' 등 김정은 집권 후 등장한 구호를 강조하며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는 방식의 언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내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구호나 제도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 신년사를 공개했던 김 제1비서는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신년사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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