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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사회의 합의를 무너트린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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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 2016.11.1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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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든 작든 한 사회(회사, 지역사회, 국가) 형성은 공정한 협력을 기반으로 자기의 몫을 늘리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자기의 몫을 늘리는 과정이 진화이고, 경제이며, 정치다. 그 과정에서 자기 것에 대한 갈망은 필연적이다. 갈망이 없으면 진화나 생존도 없다. 하지만 자제하지 못하는 지나친 욕망은 불행과 화의 근원이 된다.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사회는 자기만의 욕심이 아닌 협력을 통해서 공동의 선을 추구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몫이 늘도록 진화해왔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보면 사자나 하이에나,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의 상당수는 협력을 통한 사냥으로 필요한 칼로리를 충족한다.

치타와 같이 독립적 사냥 기술을 가진 동물들도 있지만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치타의 경우 10번의 시도 끝에 한번 정도 사냥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자 사냥해 성공하는 확률이 10%이고, 5마리가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할 경우 성공 확률이 70%라면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를 비제로섬 게임이라고도 한다. 1+1=2가 아니라, 1+1=3이 되는 경우다.

또 육식동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는 초식동물들도 무리를 이용해 자기 방어에 나서는 것이 혼자 떨어져 있는 것보다 생존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무리를 짓는다.

비제로섬 게임에는 제로섬 게임과는 다른 마법이 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경우다. 가려운 등을 서로 긁어주는 소소한 일부터 우주로의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협력에서 나온다. 나이가 들어 사냥할 수 없을 때도 무리 내의 공동 사냥물을 나누면서 삶을 이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협력을 위한 사회가 구성되면 그 사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상호 동의하는 '룰'이 정해진다. 룰의 핵심은 사냥으로 얻은 칼로리의 분배다. 이 분배에서 갈등이 생기면 그 사회는 영속하기 어렵다. 사회의 영속성을 갖기 위해 '룰'을 중재하고, 통제할 지도자를 뽑는다.

초기 씨족사회에서는 그 씨족 내 최연장자나 가장 힘쎈 사람이 리더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현대의 민주사회에서는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나의 몫을 늘려줄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지도자를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지도자에 반기를 드는 경우의 대부분은 그 사회가 합의한 '룰'이 무너지거나, 나에게 돌아올 '칼로리'가 부정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몫으로 돌아갈 경우다.

그 부정이 일상화될 경우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 한쪽이 제시한 것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경우에만 그 게임이 성립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둘 다 손해를 보는 게임)과 같이 자기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상대방을 벌주려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그래서 이와 비슷한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 상대방이 얼마를 분배해주든 이를 받아야 하는 게임)에서도 독재자는 자신이 가진 것 중 최소 28.3% 가량은 나눠준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공정해지려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인근의 100만의 함성은 이런 공정한 룰을 무너트린 잘못된 욕망에 대한 경고였다. '최순실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기초가 되는 '협력과 공정의 룰'이 깨지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결과다.

국민의 대리인들은 위임된 선관의 의무를 충실히 하지 못했고, 국민의 힘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개인은 국정에 관여하고, 그의 딸은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대회에서 상을 타거나 대학에 입학하는가 하면 그 측근들은 각종 이권을 취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사회구성체의 영속을 위해 다시 공정한 룰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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