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리베이트 비리 '대상·동원F&B' 덜미

대기업 급식업체 리베이트 제공 흐름도 /제공=공정거래위원회

대상 (24,000원 ▲400 +1.69%), 동원F&B (44,050원 ▲3,150 +7.70%) 등 대기업 급식업체들이 학교급식 영양사들에게 식재료 구입 조건으로 백화점 상품권 등의 리베이트 제공을 일삼다 적발돼 경쟁당국으로 부터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학교의 급식식재료 구매담당자인 영양사들에게 구매실적에 따라 상품권, 캐시백 포인트 등을 제공한 대상과 동원F&B를 적발해 시정명령 등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리베이트 제공 규모가 컸던 대상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함께 5억20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상과 동원F&B는 영양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영양사가 근무하는 학교의 구매량에 따라 백화점 상품권, 현금성 포인트 등을 영양사 개인에게 제공했다.

특히 대상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2년4개월 간 전국 3197개 학교의 영양사들에게 총 9억7174만원 상당의 OK Cashbag포인트와 백화점 상품권 등을 지급했다. 영양사 1인당 3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셈이다. 리베이트를 살포한 기간 동안 대상이 학교급식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약 650억원으로 추정된다.

동원F&B도 2014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2년간 499개 학교 영양사들에게 2458만원 상당의 스타벅스 상품권과 동원몰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 1인당 리베이트 제공 규모는 약 5만원 수준이다.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만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박종배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비록 1인당 리베이트를 받은 규모가 통상적인 판촉활동을 넘어서는 수준이 아니라고 해도 실제 식자재 구매 의사결정권을 지닌 영양사 개인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즉 영양사가 품질과 가격을 기준으로 구매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해 건전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가 계속될 경우 상품권 등의 비용이 식재료 가격에 전가돼 급식 비용부담 주체이자 소비자인 학교·학부모·학생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앞서 지난해 4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학교 급식분야의 생산·유통실태를 점검하던 과정에서 이들 2개사와 CJ프레시웨이 (23,200원 ▲50 +0.22%), 풀무원 계열 푸드머스 등 대형 급식업체 4곳의 리베이트 혐의를 포착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공정위가 추가 조사를 통해 이번에 대상과 동원F&B의 구체적인 법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공정위는 CJ프레시웨이와 푸드머스에 대해서도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원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올 상반기 중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종배 과장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학교급식용 식재료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에 의한 건전한 경쟁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교급식 시장에서 발생하는 경쟁질서를 왜곡하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