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고객, 인천공항서 외화 수령 못한다

KB국민은행 고객들은 다음달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미리 환전한 외화를 수령할 수 없게 된다. 신한·우리·KEB하나은행과 함께 4대 은행으로 불리지만 유일하게 인천공항에 입점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간 KEB하나은행에 위탁해 왔던 인천공항 외화 수령 서비스도 종료되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공항 내 KEB하나은행 환전소를 통한 국민은행의 외화 수령 서비스가 오는 12월19일 계약기간 만료로 중단된다.


국민은행은 2014년 말 진행된 인천공항 1터미널 환전소 운영권 입찰에서 탈락해 2015년 1월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다. 이에따라 인천공항을 찾는 국민은행 고객들은 인천공항에서 환전할 경우 다른 은행을 이용해야 해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내야 했다. 주거래고객이 아니라 환율우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객 불편이 커지자 국민은행은 2015년 11월부터 미리 영업점 또는 온라인을 통해 환전을 신청하면 인천공항 내 KEB하나은행 지점에서 외화 실물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왔다. 국민은행으로선 환전 수수료는 물론 대행 비용까지 KEB하나은행에 지급해야 했지만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이 서비스마저 다음달 19일 종료된다. 계약기간 만료되는 가운데 대행 비용에 대한 이견과 인천공항에 입점한 다른 은행의 반대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계약 연장을 원했지만 KEB하나은행이 이전보다 크게 높은 수준의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국민은행으로서는 인천공항에서 외화 실물 수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용 대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의 대행 서비스에 대한 다른 은행들의 불만도 계약 종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은행들은 수백억원대의 돈을 들여 인천공항 사업권을 따냈는데, 국민은행이 KEB하나은행을 통해 ‘무임승차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팽배했다는 후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국민은행에서 돈을 받지만 신한·우리은행으로선 아무런 이득 없이 잠재고객을 국민은행에 빼앗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진행된 인천공항 2터미널 입찰에서도 고배를 마셔 입점이 불발됐다. 국민은행은 대행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인천공항과 가까운 영업점에서 외화를 받을 수 있는 ‘KB네트워크 환전’, 원하는 장소와 날짜에 우체국 택배로 외화를 배달해주는 ‘KB-POST 외화 배달서비스’, 공항철도가 출발하는 서울역 환전센터와 외화 ATM기기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리 환전하지 않고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직접 환전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은데다 빨라도 오는 2022년에나 인천공항 재입점을 노려볼 수 있어 국민은행 고객들의 환전 불편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