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주춤'에 국내보단 해외 주목…모멘텀 바뀐 건설株

올해 '미친 집값'과 함께 승승장구했던 건설업황이 내년에도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9.13 대책 이후 국내 주택시장보단 해외 플랜트 수주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업종 주도주도 뒤바뀔 조짐이다.

14일 GS건설 (15,570원 ▼170 -1.08%)은 전일대비 4.47% 떨어져 4만6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승승장구했던 주가가 하반기 하락세로 돌아서 7월부터 이날까지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은 14% 하락했고 삼성물산 (151,800원 ▼1,300 -0.85%)(-9%), 대우건설 (3,705원 ▼55 -1.46%)(-20%), HDC현대산업개발 (17,720원 ▼430 -2.37%)(-26%) 등도 낙폭이 컸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 (24,450원 ▼450 -1.81%)은 이 기간 주가가 9% 올랐고, 대림산업 (58,500원 ▲1,800 +3.17%)도 6% 상승했다.


건설주 주가 희비가 엇갈린 것은 주가 모멘텀이 국내 주택시장에서 해외 플랜트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당장 4분기 들어 주택시장 둔화가 관찰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9.13 대책 때 투기지역 추가지정 등으로 분양 연기가 많아진 탓이다. 지방은 주택 경기가 이미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반면 해외 수주 모멘텀은 살아나는 추세다. 국제 유가가 우상향 안정세를 유지하기 시작하면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할 수 있는 상황이 열렸다는 것이 증권업계 판단이다.

정문준 KB증권 연구원은 "MENA지역(중동 및 북아프리카) 플랜트 발주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대규모 정유설비 투자가 이미 집행된 가운데 다운스트림(석유 정제, 운송, 관련 플랜트 건설) 분야 다각화 의지가 확고하고, 유가 하방 경직성 확보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중동 발주 호황 3년 사이클이 돌아왔다"며 "2005~2007년 414억달러, 2010~2012년 265억달러에서 2019~2021년에는 300억달러 발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플랜트 업체인 삼성엔지니어링에 증권사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KB증권과 흥국증권 등은 건설사 최선호주로 꼽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수주 증가에 힘입어 3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13조6000억원으로, 매출기준 2.5년치 물량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총 5조3000억원 규모 수주를 따내 건설사 수주액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플랜트 비중이 높은 대림산업도 주가가 양호하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수주확정된 플랜트는 사우디 마덴(1조원)을 포함해 1조4000억원 규모이고 4분기 추가로 5000억원 이상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2019년에도 국내·외에서 수주 가능성 높은 프로젝트만 2조원 규모다"고 진단했다.

기존 건설업종 주도주인 GS건설과 현대건설의 경우 최근 주가는 다소 부진하지만, 기존 주택시장 성장 수혜에 해외 수주 모멘텀이 골고루 더해진다. 장문준 연구원은 "GS건설은 연말부터 냐베 신도시 등 베트남 개발사업이 본격화할 것이고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 증가도 기대된다"며 "주택시장 둔화에 따른 성장성 우려가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지만, 업종 내에서 이익과 모멘텀의 균형이 가장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