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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셜록 홈즈'는 왜 오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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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현수 기자
  • 2019.02.1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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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레옹, 로보캅, 잭 스패로우"

다음 중 한국에서 합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얼마 전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문제다. 정답은 로보캅이다. 총을 든 레옹이나 해적 잭 스패로우를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면 셜록 홈즈라고 답을 했을지 모른다. 실제로 셜록 홈즈라고 답을 적은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은 "꽤 옛날에 사설탐정을 허가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아는 게 많아 오답을 냈다.

현행법상 탐정은 불법이다. 하지만 2005년부터 합법화를 위한 입법 노력이 있었다.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거르지 않고 관련법 제정안이 나왔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도 탐정을 신(新)직업 명단에 올려놓았다. 신직업 발굴을 일자리 확충과 맞물려 추진했다. 탐정업 도입은 2013년부터 이어진 '고용률 70% 로드맵', '신직업 발굴 추진방안'의 단골손님이었다. 기자와 학생이 헷갈린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탐정업을 도입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정부는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정책 보고서에만 담기고, 빛을 보지 못했다. 정부는 부처별 이견조차 조율하지 못했다.

정책 기사를 쓰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한다. 숙박공유업의 빗장을 푼다는 기사만 해도 여러 번 썼다. 편의점 상비약 확대, 헬스케어 규제 완화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가 매번 추진하겠다고 발표해놓고 답을 찾지 못한 과제들이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을 발표할 때 복잡한 이해관계를 몰랐을 리 없다. 의지의 문제다. 정부는 국회 탓을 한다. 정책보고서마다 적힌 '입법 노력'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역시나 의지의 문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신직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 다시 탐정을 거론했다. 올해부터 타당성 여부를 따져본다고 한다. 2013년 발표한 내용과 달라진 건 없다. 몇 년 후 또 다른 퀴즈에서 오답자가 나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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