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한일관계 풀자…다음주 외교장관회담 추진

【싱가포르=뉴시스】배훈식 기자 =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악화일로인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다음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경우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커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22~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때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일본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김 대변인은 “한일 양국은 다양한 계기에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을 표시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되면 양측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 초계기-레이더 갈등,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독도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의견조율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 신문은 "이번에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면 일본 측에선 징용 판결에 대한 협의를 재요청하고,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2월 회담 당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에는 공감했으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문제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담이 끝난 뒤 ‘위안부 문제에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을 놓고 일본 정부의 항의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회담의 의미가 반감됐다.

이번 회담에서도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먼저 나온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2일 포럼 연설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강제징용 문제에는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표시했다.

G20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 개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관방부 부장관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하는 것은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