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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융혁신이 지속되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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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자현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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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3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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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개최되었던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있어서 하나의 큰 이벤트였다. 64개의 핀테크 스타트업과 금융회사는 금융(finance)이 기술(technology)과 융합하면 어떤 혁신과 변화가 이뤄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1만여 명의 국내외 방문객들은 우리나라 핀테크의 높은 혁신역량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필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핀테크와 인연을 맺게 됐다. 선진국의 모범 사례를 배우기 위해 2016년에 방문했던 영국에서 혁신친화적 규제환경과 혁신의 투지를 불사르는 런던시티, 레벨39의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와 면담하며 커다란 부러움을 느꼈었다. 기술역량은 해외 그 어떤 스타트업보다도 자신 있는데 규제에 가로막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고 절규하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을 보면서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몇 년간 핀테크를 둘러싼 우리나라의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모바일폰 너머 규제 문제를 하소연하던 레이니스트는 이달 초 세계 유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 특집기사로 소개됐고, 보맵과 스몰티켓은 인슈텍을 선도하고 있다. 센스톤은 영국으로 진출하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핀테크 스타트업의 금융혁신 성공 사례가 확산되고 우리나라 금융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4월 1일부터 시행된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효과적인 금융혁신 촉매제로 기능하도록 더욱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필자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샌드박스 선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수십 명의 스타트업 대표들을 보면서 그동안 핀테크 스타트업이 얼마나 금융규제 완화에 목말라 있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국내 법체계 및 투자환경을 감안해 원조인 영국과는 차별적 요소를 두고 있다. 영국에서는 100여 명의 제한된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6개월 내의 짧은 기간 동안 혁신을 테스트하는 수준에 머물지만 국내에서는 일반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혁신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최장 4년까지 금융영업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샌드박스 졸업 후에도 혁신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스몰라이선스 제도를 적극 검토 중이다. 향후에도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실질적인 기여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핀테크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모험자본의 역할이 활성화돼야 한다. 영국의 경우 핀테크가 금융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것은 유연한 규제와 함께 인내심 있는 모험자본이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셋째, 핀테크 스타트업과 금융회사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산업은 일정 부분 내부자(global insiders) 간 네트워크 산업이어서 그동안 국내 금융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우수한 ICT(정보통신기술)와 디지털 역량이 결합된다면 국내 금융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혁신에는 책임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금융혁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혁신을 통한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대와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안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혁신의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 회의 때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실무부서의 사전 검토와 수시간에 걸친 논의과정을 거치고 있다. 핀테크 기업도 이를 위한 자료 준비를 부담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점검과 혁신의 책무성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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