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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무대 ‘취소’, 항일 무대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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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19.08.0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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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광복절에 선보이는 전국 각지 ‘문화 공연’…‘친일’ 작품 없애고 ‘항일’ 색깔 도드라진 작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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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항에서 맞는 올해 광복절은 남다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광복 74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그렇지만, 노골적 마찰을 통해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대항 분위기가 광복절을 계기로 더욱 고조되기 때문이다.

문화 영역만큼은 그나마 ‘중립’을 지켰던 분위기도 서서히 깨지고 있다. 친일 작가의 작품을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되돌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작품은 고조된 항일 분위기에 맞물려 취소됐고 대신 항일 운동 성격의 무대는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공연업계 한 관계자는 “공연 상당수가 애초 반일 감정으로 기획된 건 아니었으나, 최근 일련의 외교마찰과 경제 보복의 대항수단으로 ‘항일’ 성격으로 비쳐 진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국립극단이 한국 연극사를 조명하자는 취지로 오로지 ‘문화적 관점’에서 해석하려던 친일 작가의 공연을 전격 취소한 배경에도 항일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국립극단은 오는 9월 29일 개막 예정이던 연극 ‘빙화’ 공연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친일 연극의 실체를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볼 기회를 마련하려 했으나 해당 작품을 지금 시점에 무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 작품은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들어간 임선규 극작가(출생·사망 연도 미상)가 1940년대에 선보인 작품으로 문제작을 통해 한국 연극사를 재조명하자는 의도가 담겼다.

친일 냄새가 나는 작품이 설 자리가 줄어든 가운데 ‘항일’ 색깔이 묻은 작품은 대거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공연의 중심인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하고 색깔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열기가 뜨겁다.

문화예술을 통해 독도와 동해를 알린 사단법인 라메르에릴은 광복절인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 체임버홀에서 제14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연주회지만 음악극 형식을 빌렸다.

우선 이정면 작곡가가 3·1운동 당시 목포 정명여학교 학생들이 벌인 만세운동을 주제로 만든 ‘해금과 현악 4중주를 위한 목포의 눈물’이 연주된다. 또 임준희 작곡가가 최정례의 시 ‘스스로 오롯이’를 소재로 쓴 ‘소프라노, 해금, 대금과 현악 3중주를 위한 독도 판타지’도 세계 초연된다.

이 공연은 오는 9월 캐나다와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이어가며 11월 러시아에서도 초청공연이 예정됐다.

창작 오페라 '석주 이상룡'.
창작 오페라 '석주 이상룡'.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필하모닉이 준비한 ‘경기필하모닉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및 광복 74주년 기념음악회’는 15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1부 클래식 공연에선 한국인 최초 이탈리아 베로나 축제에서 오페라 '아이다' 주연을 맡았던 소프라노 임세경과 팬텀싱어 1기 우승팀으로 크로스오버 보컬그룹의 선두주자로 활약하는 포르테 디 콰트로가 협연한다. 지휘는 독일 호프시립오페라극장 등에서 지휘자로 활동한 정나라가 맡는다.

2부에서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유한 가수 김범수와 김현정이 출연해 역동적인 무대를 펼친다. 공연은 전석 무료 관람으로 진행된다.

경북도는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 일대기를 그린 창작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 ‘석주 이상룡’이라는 제목의 무대는 10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1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도는 이 공연에 4억원을 지원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고 전석 무료다.

이상룡 선생은 1858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 공표에 항거해 의병에 참여했고 만주로 이주해 독립투사를 양성했다.

충청도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과 희망을 담은 창작 연극이 막을 올린다. 극단 청년극장에 따르면 연극 ‘치마’가 12일 보은문화예술회관(성인 유료, 학생 무료), 15일 청주 CJB 미디어센터(유료)에서 각각 열린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이 연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 살면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 내기 위해 투쟁해온 이옥선 할머니의 삶을 그렸다. 지난 2014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작품이다.

부산에 위치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도 광복절과 휴가철을 맞아 의미있는 영화제를 마련했다. 15일엔 역사관 멀티미디어실에서 항일영상역사재단과 함께하는 ‘제4회 독립운동국제영화제 부산 상영회’가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독립기념관뿐 아니라 부산을 비롯해 서울·화성·전주 등 4개 도시에서 지역 상영회를 여는데, 제2차 세계대전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외 영화 총 3편이 연속 상영된다.

역사관은 또 24일까지 ‘카드 속 일제강점기’와 ‘태극기 휘날리며’ 2종의 여름방학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상영회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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