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성공에 쏟는 모든 수고가 헛될 뿐…삶에서 정말 중요한 한가지

머니투데이
  •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 VIEW 67,481
  • 2019.08.10 07:3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줄리아 투자노트]

수능을 3개월 앞둔 고3 아들이 종종 “대학 들어가면 일단 맘껏 놀고 그 다음엔 뭐라도 해서 성공한다”고 다짐 같은 말을 한다. 그리고 “엄마, 뭐가 필요해? 내가 다 사줄게” 한다. ‘세상 모르는 철부지’ 같은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한편으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며 굴곡을 겪어야 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 역시 지금의 아들처럼 돈이 좋았고 성공하고 싶었다. 늘 남들을 이기고 싶었고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니 성공해서 남들보다 더 잘 살려고 쏟았던 그 모든 수고가 헛된 것이었음을 알게 됐다. 자랑할 만한 성공도, 내세울 만한 부도 쌓지 못해서만은 아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성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여러 유명인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엮어 펴낸 ‘위즈덤’에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호모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역시 “2040년이 되면 당신이 알고 있는 것들 중 유일하게 쓸모 있는 지식은 ‘당신 자신에 대한 앎’"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흔히 다른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고 세상이 좋아하는 것을 자기 마음에 투영해 이 마음을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 자신은 영적 차원까지 들어가야 알 수 있다. 사람의 본질은 두뇌의 지배를 받으며 시간이 갈수록 쇠약해져 가는 몸도,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마음도 아닌, 나날이 성숙해갈 수 있는 영혼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자기 자신을 알려면 영성에 눈 떠야 한다. 영성은 영혼의 성품이다. 이 영성을 미국 성인교육 연구소 '오메가 인스티튜트'의 공동 설립자인 엘리자베스 레서는 “두려움 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본성”이라고 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캐롤라인 미스는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우리의 일부”로 표현했다.

세상 성공을 원하는 아들을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즉 영성에 눈 뜬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위즈덤’을 참고해 정리했다.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님을 아는 것이다=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라면 영성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병이 들거나, 망하거나,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 보내거나, 심한 불화를 겪거나 하는 고통은 보이는 것만이 전부인 세상에선 패배의 증거일 뿐이다.

영성에 눈을 뜬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세상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이나 마음의 세속적인 욕망보다 더 귀한 것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도 바울은 영성에 눈 뜬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고린도후서 4장18절)이라고 했다. 눈에 보이는 물질은 모두 썩어 없어지고 눈에 보이는 세상 권세도 쇠할 날이 오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선함, 사랑, 진리는 영원하다.

◇내가 이 곳에 존재하는 이유를 아는 것이다=내가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는 이유를 소명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가수 인디아 아리는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를 알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진정으로 살아있기 위해서는 소명을 다해야 하는데 이 소명은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가 가질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질 때 알게 된다.

◇일체감을 통한 사랑의 경험이다=이슬람교의 한 분파인 수피교의 지도자 루엘린 본-리는 영성에 눈 뜨는 과정을 "신에게로 향하는 여행"으로 표현하며 "일체감의 경험”이자 "사랑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영성에 눈을 뜨면 주위의 모든 것이 삶의 일부라는 일체감을 느끼게 되고 이 결과 사랑에 사로잡혀 어느 순간 나는 사라지고 사랑만 남게 된다는 설명이다. 영성에 눈을 뜨면 곧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모든 창조물의 에너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내가 그 일부이고 그것이 내 일부임을 인식”(오프라 윈프리)하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순서가 있음을 알고 지키는 것이다=사랑처럼 자주 오인되고 오용되는 개념도 없다.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것이 마치 경계 없이 누구나 연애 감정으로 사랑해도 괜찮은 것인 양 악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대해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랑하는 순서가 바뀌면 죄를 짓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사랑하는데 그 사랑의 대상에 질서가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족도 사랑하고 돈도 사랑하는데 사랑의 순서는 가족이 돈보다 앞서야 한다. 결혼한 남자들은 어머니와 부인 사이에서 사랑의 순서를 지켜야 한다. 영성이란 사랑의 올바른 순서를 잘 분별해 지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되 모든 것이 지나감을 아는 것이다=영성 지도자나 심지어 자기 계발서에서조차 지금 이 순간을 살라고 한다. 과거나 미래는 생각일 뿐이고 현재가 우리가 가진 전부기 때문이다. 미래는 예측할 순 있지만 믿을 수 없고 과거는 바꿀 수 없기에 영적인 삶이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지금을 살라는 것이 지금 일어나는 욕망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의 즐거움이 최고라는 쾌락주의로 흐를 수 있다.

영성을 고취하는 의미에서 지금 이 순간을 살려면 지금 이 순간도 금세 지나갈 것이고 지금 마음에 일고 있는 갈망도 금세 변할 것이란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되 순간의 일시성에 사로잡히지 않고 영원을 바라봐야 한다.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세상은 마음 먹은 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이해할 수 없는 불운이 닥쳐 인생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의 영성을 더 깊이 있게 하기 위한 섭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영성은 성공보다는 고통 속에서 성숙한다. 고통 속에서야 우리는 자신의 보잘 것 없음을 깨달아 겸손을 배우고, 내 뜻 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인내를 훈련하며, 낮아질 대로 낮아져 그간 보지 못했던 낮은 자들을 돌아보며 사랑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모르 파티'(라틴어로 '운명을 사랑하라').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2019 모바일 컨퍼런스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11/1~11/18)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