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 '멈춘' 운전자는 10%뿐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경기도 수원시내의 횡단보도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쓴채 걷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DB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횡단하려 할 때 운전자가 양보한 경우는 1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사장 권병윤)의 ‘보행자 횡단 안전도 조사’에 따르면,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80회 횡단을 시도한 결과 보행 횡단을 위해 운전자가 정차한 경우는 단 9회였다.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도로에서는 보행자의 20.0%가, 시속 50km인 도로에서는 보행자의 2.5%만이 운전자의 양보를 받아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다.

특히, 양보받지 못한 경우에는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차량이 모두 지나갈 때 까지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이때 횡단까지 소요된 대기시간이 시속 50km 도로는 37.3초, 시속 30km도로는 14.0초로 속도가 높을수록 길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속 30km 도로의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횡단의사를 나타내는 수신호를 했을 때 차량의 감속여부도 함께 조사했다. 보행자의 횡단의사 수신호시 52.9%의 차량이 감속했고 수신호를 하지 않은 경우는 34.5%의 차량만이 감속했다.

한편 최근 3년간 발생한 횡단 중 사고는 총 7만594건으로 285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전체 차대사람 사망자수 중 60.4%를 차지했다. 정부는 이러한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한 '보행자 우선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제도는 보행자가 도로 횡단을 하고 있을 때뿐 아니라 횡단을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때도 운전자가 일시정지 및 서행토록 하는 내용이다.

공단 권병윤 이사장은 “제한속도가 낮을 때 양보차량의 비율과 대기시간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만큼 도시부 속도하향 정책이 사망자 감소뿐 아니라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 '멈춘' 운전자는 10%뿐

한국교통안전공단, 보행자 횡단 안전도 조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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