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우보세]DLF 사태는 '필연적 결과'다

머니투데이
  • 김진형 기자
  • 2019.11.07 04:18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우리가보는세상]달라진 금융환경, 금융권 리스크관리도 변해야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은행업은 대출만 깔아 놓으면 매월 따박따박 이자를 받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다.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은행도 국내에선 기를 못펼 정도다.

은행이 손실을 보는 경우는 대출이 부실화될 때다. 대기업 대출이 하나 부실화되면 수십만~수백만명에게서 한푼두푼 받은 이자 수천억원을 한번에 날리곤 한다.

그래서 은행들은 여신건전성 관리를 최우선한다. '비올때 우산 뺏는다'는 욕을 지겹게 먹으면서도 부실 징후만 보이면 대출을 회수해 버린다. 아예 부실 가능성 자체를 낮추기 위해 안전한 부동산담보대출, 가계대출 위주로 포트폴리오도 바꿨다. 지금은 부실 기업 대출로 수천억원씩 까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은행들이 몇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은행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금융권에 공통된 현상이다.

여신건전성을 그렇게 관리했건만 금융권이 한꺼번에 수천억원씩 털어먹을 사건이 의외의 곳에서 터지고 있다.

8000억원 어치가 팔린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앞두고 있다. 불완전판매의 정도는 개별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역대 최고 수준의 배상 비율이 나올 전망이다. 키코(KIKO) 분쟁조정 결과도 임박했다.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의 피해액만 1600억원 수준이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기업 150여개가 대기 중이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도 언제 불완전판매 문제로 비화할지 모를 사안이다.

DLF나 키코가 불완전판매 문제라면 소송이 진행 중인 즉시연금은 상품 자체가 이슈다. 약관 문제를 다투고 있는 즉시연금 소송은 최대 1조원이 걸려 있다. 올 상반기에 폭발적으로 팔린 치매보험, 최근에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저해지(무해지) 종신보험도 잠재적 폭탄이다.

초저금리 시대, 소비자는 한푼이라도 많은 수익을 원하고 상품을 팔아야 하는 금융회사는 이에 맞는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보험료가 저렴한 종신보험이 저축인 것처럼 팔리고 4% 수익을 준다면 원금전액손실이 가능한 상품도 인기를 끈다. 라임펀드처럼 만기 1년 이상의 CB(전환사채)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만기 6개월짜리로 나온다.
김진형 / 사진=김진형
김진형 / 사진=김진형


꾸준한 규제완화로 금융회사의 상품개발, 판매행위 자율성이 확대됐고 판매채널도 다양화됐다. 사전규제의 완화는 사후규제의 강화를 동반한다.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어 마음껏 팔되 문제가 생기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징벌적 손해배상'(실제 손해 이상을 배상토록 하는 제도) 도입이 논의될 정도로 책임의 강도는 세지고 있다.

DLF 사태는 어쩌다 운이 없이 터진 이벤트가 아니라 저금리, 규제 완화, 소비자보호강화라는 환경 변화의 필연적 결과라는 의미다. 그래서 DLF 사태는 앞으로 금융사가 어떤 리스크에 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이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제 15회 경제신춘문예 공모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11/1~11/18)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