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소를 길들이면서 인간의 우유 소화 능력도 생겨”

머니투데이
  • 김고금평 기자
  • 2019.12.27 04: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따끈따끈 새책]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인류의 생존을 이끈 선택과 협력의 연대기

image
인류에게 협력한 동식물이 없었다면 우리 삶은 지체했을 것이다. 1만여 전 ‘신석기 혁명’은 나무 열매를 따 먹거나 동물 사냥에 몰입한 인류의 생존 방식을 씨앗을 밭에 심고 사냥과 농사를 도울 동물을 집에서 키우는 식의 ‘창의성’과 ‘사회성’을 발휘하도록 바꿔놓았다.

저자는 인류와 길들인 종이 어떻게 상호 의존해왔는지 추적한다. 개, 밀, 소, 옥수수, 감자, 인류 등 10개 종이다.

대표적으로 개는 늑대에서 진화했다. 저자는 약 3만 년 전 수렵 채집인들이 정착 생활을 시작했고 배고픈 늑대들이 인간 사냥꾼들이 가져오는 고기를 얻어먹기 위해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늑대 중 공격적인 늑대는 쫓겨났겠지만, 경계심을 발휘해 신중하게 접근한 늑대는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선택받은 늑대는 인간의 친구가 되면서 ‘개’답게 변신했다. 또 인간과 살면서 식성도 ‘잡식’으로 바뀌었다.

대격변의 시대, 대형 포유류 등이 멸종한 반면 닭, 소, 말이 살아남은 것도 이들 종이 인류와 의존하는 관계였음을 보여준다. 닭의 조상인 붉은산닭의 개체 수는 2백억 마리라는 닭의 압도적 개체 수에 못 미치고 소의 조상인 오록스는 멸종했지만, 소는 전 세계 약 15억 마리가 존재한다.

인간은 소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킨 것 같지만, 소를 길들임으로써 인간의 DNA 역시 바뀌었다. 바로 우유를 소화하는 능력이다. 원래 포유류는 성체가 되면 유당인 젖당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는데, 이는 필수 효소인 ‘락타아제’를 체내에서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소를 키우고 우유를 먹기 위해 젖당 내성 유전자를 생산하도록 생물학적으로 ‘개조’되었다.

밀에 대한 생존 가설도 설득적이다. 야생형 밀의 가지는 잘 부러지고 씨가 바람에 흩날리지만, 신석기 농부들이 낟알을 떨어뜨리지 않는 밀의 단단한 이삭 가지와 큰 낟알 크기를 선호해서 인간에게 선택되기 좋은 형질로 진화했다는 가설이 그것.

식물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사람들이 곡물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단단한 이삭 가지 형질은 약 3000년에 걸쳐 느리지만 확실하게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우리가 조상보다 눈썹 위 뼈가 덜 튀어나오고 덜 우락부락한 얼굴을 지닌 것도 인류가 관용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이 되기 위해 “자신을 길들였다”고 밝힌다.

저자는 “지금 인간과 인간의 협력자 종이 행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식품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앨리스 로버츠 지음. 김명주 옮김. 푸른숲 펴냄. 576쪽/2만5000원.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MT 초성퀴즈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