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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바이러스와 진영싸움,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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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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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 와중에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여러 허위사실이 퍼지자 청와대가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근원적으로 가짜뉴스를 정의하고 가려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단적으로 몇천 명의 사람이 어떤 조작된 사실을 믿는다면 그것은 당연히 ‘가짜뉴스’입니다. 그러나 조작된 가짜뉴스라도 몇천만 명이 믿으면 그때는 ‘사실’(fact)이 됩니다. 더욱이 그 조작된 허구를 수억 명이 믿으면 이젠 ‘종교’가 됩니다. 나치정권의 괴벨스는 “한 번 한 거짓말은 거짓말이 되지만 1000번, 1만 번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이처럼 가짜뉴스 문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가짜뉴스가 개인의 합리성보다 공동체의 집단사고로 형성되면 더욱 그렇습니다. 여기에 진영논리가 가세하고 진영싸움이 본격화하면 훨씬 복잡해집니다. 믿음이나 판단은 순수하게 개인에 의해 형성되기보다 집단에 의해 집단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집단을 향한 ‘충성심’에서 형성됩니다. 그러다 보니 지식인이나 과학자들조차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 사실이 잘 드러납니다. 진영논리에 따라,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동일 사안에 대한 이해와 판단과 해석, 처방이 다릅니다. 전문가집단인 의사들 사이에서조차 극과 극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뜨거운 쟁점 중 하나인 ‘중국 봉쇄론’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파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여러 나라 중 바이러스가 가장 빠르게 확산한 곳이 한국 이탈리아 등인데 두 나라의 공통점이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취하지 않아 상황이 악화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좌파는 그렇게 단호히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 미국에서조차 확진자 수가 급증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현실만으로도 우파의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합니다.
 
좌파는 코로나19 확산을 중국보다 신천지예수교 탓으로 돌립니다. 그들에게 이번 사태는 곧 ‘신천지 사태’입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분석으로도 확진자의 60% 정도는 신천지교와 연관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파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선 이제 와 그 책임을 신천지예수교에 떠넘기고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고 비난합니다.
 
좌파와 우파는 하다못해 마스크 문제를 놓고도 싸움을 합니다. 국민 한 사람이 1주일에 2장을 구매토록 한 ‘마스크 5부제’ 등 수급안정대책을 우파는 ‘문재인표 사회주의 발상’이라고 매도합니다. 이에 대해 좌파는 비상상황에서 생필품의 생산과 유통을 통제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인데도 이를 비난한다면 마스크 경매라도 해야 하느냐고 반박합니다.
 
우리가 겪는 지금의 힘든 상황이 ‘우한 사태’인지, ‘신천지 사태’인지는 곧 명확해질 것입니다. ‘마스크 5부제’에 대한 평가도 긍정이든 부정이든 나올 것입니다. 사실은 편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지금도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어떤 이념과 편견에 의해 또는 이해관계 때문에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무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속에 파묻히고 자기 의견을 강화해주는 정보와 뉴스에 갇혔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등에서 얻는 공짜정보와 공짜뉴스는 역으로 우리를 상품으로 여기고 우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 등 제도권 언론이라 해서 객관적 진실을 보도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순진한 생각입니다. 그들 역시 하나의 진영일 뿐입니다.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가짜뉴스가 아닌 ‘팩트’를 알고 싶다면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방황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아는 단 한 가지는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 그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붓다는 49년을 설법하고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지합니다. 행여 착각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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