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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늙은 사자와 젊은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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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7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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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5 총선은 특이하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정책·공약·쟁점 등이 안 보인다지만 올해만 그런 것도 아니다. 4년전 20대 총선 공약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던가.

이번 선거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은 지휘자의 부재다. 지휘자의 역할은 메시지와 결집이다. 각 지역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신해 고공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던진다.

여론과 민심을 읽으며 강약 수위를 조절한다. 때론 의도적 도발도 서슴지 않는다.

현장을 누비며 유권자의 손을 잡는다. 분위기를 만드는 과정이다. 지역의 후보와 지지층에 힘을 불어넣는다. 결집을 이뤄내면 탄력이 붙는다.

여야가 내건 간판은 이낙연과 황교안이다. 대선주자급 맞대결로 눈길을 끈다. 선거 초반부터 “미워하지 않는다”(이낙연)VS “미워한다”(황교안)의 탐색전을 펼쳤다.

‘국난 극복’과 ‘정권 심판’을 키워드로 잡은 데 따른 자연스런 메시지 대립이다. 하지만 지역구(서울 종로)가 운신의 폭을 좁힌다. 맘껏 지휘할 수 없다.

현장에서도 이 둘을 부르는데 조심스럽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당 지도부나 지역이나 생각은 다르지 않다. 그렇게 지휘자는 ‘소환’된다.

# 미래통합당의 선택은 김종인이었다. 황교안은 ‘화룡점정’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노욕(老慾)’으로 치부하면 오판이다.

여당은 임종석을 불러낸다. 이낙연이 직접 전화해 “적극적 지원”을 요구하며 판을 만들었다. 불출마한 전직 비서실장의 ‘지원’이 아닌 ‘지휘자’로 호출이다.

둘 다 의도됐다기보다 자연발생적 등판이다. 물론 조용히 몸은 풀고 있었지만.

4·15 총선은 예상됐던 ‘종로 대첩’과 예상치 못했던 ‘임종석 vs 김종인’ 구도로 정리된다. 소환에 응하는 스타일은 두 사람간 세대 차이만큼 다르다.

김종인은 언제나 그랬듯 혈혈단신으로 들어가 준비된 권력의 자리에 앉는다. 그 권한을 쥐고 고공전을 펼친다.

맥을 짚으며 때리는 인파이터 성향이다. 김종인 등장 후 코로나 위기 대응 관련 통합당 메시지가 달라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경험 많은 ‘늙은 사자’와 같다.

임종석은 직함·직책이 없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젊은 후보들과 야전에서 전투를 함께 치른다.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을 구사한다.

광진을(고민정)·동작을(이수진) 지원 유세에 오세훈·나경원이 발끈한 게 좋은 예다. 패기의 ‘젊은 호랑이’ 같다.

# 사실 두 사람이 소환된 이유는 ‘문재인’이다. 야당 입장에선 ‘김종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할 스피커를 찾기 힘들다. ‘정권 심판’ ‘경제 실정’ 등의 공세를 퍼붓는다.

하지만 심판론이 잘 먹히지 않는다. 코로나 정국 속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간 게 문제다. 반대편에서 임종석을 불러낸 이유이기도 하다.

선거 공간에서 직책은 없지만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직함이 더 먹힌다. 임종석은 “믿을 수 있는 대통령, 믿을 수 있는 정부가 국민을 지킨다”는 메시지로 심판론을 받아친다.

‘조국 프레임’으로 전술 변화를 꾀하지만 ‘조국 프레임’을 쓸 거였다면 굳이 김종인이어야 할 필요는 없었을 거다. 오히려 유승민을 소환했다면 흐름이 달라졌을 텐데 통합당은 ‘유승민 카드’를 활용하지 않는다(못 한다).

이 상황 속 두 지휘자의 차이만 부각된다. ‘올드 앤 뉴(Old & New)’다. 실제 김종인의 메시지는 다소 ‘올드(old)’하다. “못살겠다. 갈아보자”(3월30일, 첫 기자회견) “구국의 일념”(4월1일, 현충원 참배) 등이 그렇다.

김종인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86세대와 임종석의 젊음을 부각시켰다. 과거와 미래라는 두 단어가 자연스레 배치된다.

다음 발걸음도 관전포인트다. 이미 총선 이후를 그린 김종인은 ‘킹 메이커’로 한발짝씩 내딛는다. 임종석은 돌아간다. 큰 싸움이 불러낼 때 “필요한 곳에서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며 응하려면 준비가 필요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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