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폭증했던 마스크 수출…3월엔 수입이 7배 뛰었다

마스크 등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 수출입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빚어진 마스크대란 해소를 위해 수입 확대에 소매를 걷으면서 지난달 마스크 수입액이 전년대비 약 7배 급증했다.
3월 마스크 수입액 7배↑…중국이 87%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 입원 환자, 요양시설 입소자에 대한 공적마스크 대리구매가 확대된 6일 서울 중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일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3월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HS코드 6307909000)의 수입액은 1억2621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1842만달러)보다 585.1%, 6.9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수입액은 올해 1월(2116만달러), 2월(1152만달러)과 비교해도 각각 6배, 11배 많았다.

HS코드는 대외 무역거래를 할 때 상품분류를 위해 부여하는 번호다.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 분류에는 수술용·보건용 마스크 외에 섬유로 제작된 기타 제품들도 포함되는데, 마스크가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수입 중량도 크게 뛰었다. 1월 3147톤, 3월 1403톤이었던 수입 중량은 3월 4435톤으로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80.7%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으로부터 수입액이 1억103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87.4%를 차지했다. 최대 마스크 생산국인 중국은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든 이후 전세계에 마스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할당관세·신속 통관…마스크 수입 지원

노석환 관세청장(왼쪽 두번째)이 25일 인천공항 화물창고를 찾아 마스크 수입통관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관세청 제공) 2020.3.25/사진=뉴스1

마스크 수입 급증 뒤엔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수입확대 지원 정책이 있었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통관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신속 수입을 지원해 왔다. 지난달 18일부터는 마스크와 필터용 멜트블로운(Melt-Blown) 부직포(MB필터) 수입시 붙는 관세율을 6월30일까지 0%로 낮췄다.

그 결과 마스크 수입은 꾸준히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월1주 37만개 수준이던 마스크 수입량(수입요건면제추천 포함)은 △3월2주 1245만개 △3월3주 1776만개 △3월4주 2709만개 △4월1주 1092만개 △4월2주 1620만개 △4월3주 586만개 수준으로 확대됐다.
마스크 수출 봉쇄…수출량 -6.7%

보따리상에 의한 마스크와 손 세정제의 대량 반출 차단을 위한 수출절차가 강화된 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세관 관계자들이 출국자들의 여행가방에 담긴 마스크의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마스크 301~1000개 이하는 간이수출신고, 200만원 초과이거나 1,000개를 넘으면 정식수출신고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해 초 중국을 중심으로 폭증했던 마스크 수출액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11.9% 증가한 813만달러였다. 이는 500만~800만달러대였던 지난해 월별 수출액과 비슷한 규모다. 앞서 올 1월 수출액은 7138만달러, 2월은 1억5381만달러로 전년대비 760.5%, 2146.4% 뛴 바 있다.


정부가 국내 수급을 위해 마스크 수출을 틀어막은 결과다. 정부는 2월26일부터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를 통해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생산업자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수출을 제한했다. 지난달 6일부터는 이마저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6월 30일까지 마스크 수출은 원천 봉쇄된 상황이다.

3월 수출 중량은 348톤으로 오히려 6.7% 줄었다. 수출량은 줄었는데 수출액이 늘어난 것은 마스크 가격이 비싸졌다는 뜻이다.
MB필터 수입 지원…원자재 수급난 완화

5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소재 한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관계자가 마스크 제조의 핵심 재료인 멜트블로운(Melt Blown·MB) 필터가 부족해 공장 가동을 멈춘 채 재료를 구하기 위해 전화하고 있다. 2020.3.5/사진=뉴스1

마스크 핵심 재료인 MB필터 수입 역시 3월 들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MB필터 등 부직포 원단은 HS코드 5603에 속하고, 재질과 중량에 따라 상세 분류된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할당세율 0%를 적용하는 △5603121000 △5603129000 △5603920000 세 품목의 3월 총 수입액은 3002만달러로 전년대비 18.4% 증가했다. 이는 여타 부직포 제품도 포함한 수치이지만, 3월 들어 늘어난 MB필터 수요가 어느정도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원자재 부족으로 마스크 생산 중단 위기에 처한 마스크업체를 위해 MB필터 수입선 다변화와 국내 생산량 확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