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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새해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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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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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자 위 하루 달랑 남은 2020년 달력을 쳐다본다.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 평소 같으면 약속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을 12월과 1월 비어있는 공간이 많다. 아무리 뜨고 지는 해가 똑같다 해도 올해는 유독 뭘 하며 보냈나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신체의 일부가 된 마스크를 썼다 벗은 기억뿐이다. 경자년, ‘하얀 쥐의 해’라 그랬을까, 올 한 해 하얀색은 정말 신물 나게 봤다. 깜빡이도 켜지 않고 깊숙이 치고 들어온 바이러스는 삶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새해를 맞으며 품었던 희망과 계획 모든 것이 뒤틀리고 빛이 바랬다.

여름 휴가는 8월 2차 재확산으로 흐지부지됐고, 주말은 ‘집콕’이 다반사였다. 아무리 되짚어 봐도 뚜렷하게 남는 추억이 없다. 이를 못내 아쉬워했던 아내는 이번 주 스키장을 예약했다. 11월 초 일찌감치 큰 맘 먹고 준비했다. 7살 어린 딸은 생애 첫 스키장 경험 기대로 한껏 부풀었다. 한 뼘은 커 보이는 스키복을 입고 벗기를 반복했다. 이마저도 3차 재확산으로 무산됐다. “코로나 때문인데 어쩔 수 없지 뭐” 비자발적 포기에 익숙해진 아이의 ‘쿨’ 한 반응에 마음이 짠했다. 아내는 “올해는 꼭 도둑 당한 것 같아. 엄마도 정말 올해 만큼은 빨리 떠나보내고 싶다. 그래도 별 탈 없이 지내줘서 고맙다”고 어깨를 토닥였다.

포기해야만 했던 일상이 이것 뿐이었을까. 입학식과 졸업식, 캠퍼스의 낭만, 각종 스포츠·문화생활, 해외여행…억지로 입 틀어 막으며 사회와 거리를 뒀고, 그래서 사람이 더욱 그리웠지만, 오히려 가족과는 더 가까워졌던 한해였다. 바이러스와 전쟁에서 크고 작은 현실의 무게를 버텨낸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새해 첫날, 해는 한파를 뚫고 또 힘차게 떠올랐다. 그런데 좀처럼 새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몹쓸 감염병이 2021년에도 우리 곁을 떠날 것 같지 않다. 무너지는 민생, 쪼그라드는 일자리…이로 인해 넘어야 할 경제의 파고가 심상치 않다. 주택시장 안정도, 북-미, 남-북 문제도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우리 앞에 닥칠 도전과 위협의 강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지난해 겪은 극한 대립의 골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깊었던 영향도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역량을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대결적 정치만 난무했다. 우려스러운 것은 4월 보궐선거로 더 극심한 대립과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띤 탓에 아귀다툼이 될 공산이 크다.

올해 선거는 강성 지지층에 몸통이 휘둘리는 곳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내부의 극단주의와 결별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다양성에 기반 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의견과 대립, 충돌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극한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진정한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 고통받고 있는 민생을 위해서라도 여야가 대립을 넘어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가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집권 5년 차에 들어선다.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다.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이제라도 취임사대로 통합의 정치를 이뤄내야 한다. 정치적 수사에 머물러선 안 된다. 세밑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통해 임기 말 권력 누수 차단에 나섰지만, 진영 정치로는 국정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야당에 먼저 손을 내밀고 대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신축년 소의 해다. 소는 우직하고 성실하며 인내심이 많은 동물인 반면 어리석거나 고집이 세다는 이미지도 함께 갖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쇠귀에 경 읽기.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이처럼 우리 속담에는 소와 연관된 것들이 적잖다. 요즘 딸 아이가 놓지 않는 속담집 속 얘기지만, 극한 대결만 일삼고 있는 위정자들이 연초 꼭 한번 되새겨 봤으면 한다.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 낼 것이다. 마스크를 벗고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을 꿈꾸며 대한민국 파이팅!!
힘내, 새해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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