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인플레 억제해야"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4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농축산물은 16.2% 오르며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3.4/뉴스1

우리 경제가 코로나19(COVID-19) 충격으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stagflation)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에 따라 소비자물가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새로운 불안 요인,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저물가 기조가 끝나고 모든 물가 지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 불안(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위험 요인으로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코로나19 추가 재확산 △경기양극화 고착 등을 꼽았다. 물가가 점차 오르는 상황에서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산 여부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오르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9년 9월 이후 최근까지 1%대에 머물렀으나, 2월에 들어 2%로 상승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조짐에 코로나19 3차 유행 장기화로 인한 내수 침체 우려가 더해졌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되살아난 수출 경기와 달리 내수 시장은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됐다는 것.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1.5%(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자영업자와 임시근로자 비중이 높은 대면 서비스업이 위축되면서 고용과 소득 양극화를 유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향방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3차 재확산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확산이 발생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내수 부문 침체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1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1월 99.5로 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연구원은 "정부의 접종 계획 차질 발생 시 대규모 확진자 발생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돼 경기가 다시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저성장과 고물가가 함께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응해 불필요한 물가 상승 요인을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한 축인 경기 침체 관리는 어렵기 때문에 다른 한 축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를 요구한 것이다.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응해 소비자물가 안정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불황 극복 노력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중장기 시장 정상화를 대비한 적극적인 투자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