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증시 뒤흔들 美 FOMC…가장 주목할 '3가지'

오는 16~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에 전 세계 시장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당장 정책을 바꾸진 않겠지만 앞으로 통화부양책을 거두기 시작하는 시점에 대한 '힌트'가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빨리 회복하며 시장의 예상과 연준의 메시지 사이 불일치가 커지는 추세라 연준이 발신하는 모든 메시지에 시장의 집중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연준의 ‘속내’를 읽어낼 수 있는 3가지에 주목한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① 점도표 FOMC는 17일 오후 2시 통화정책회의 성명을 발표한다.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번 주 FOMC가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0~0.25%)를 유지하리란 건 지배적 전망이다. 대신 시장이 이번 FOMC 결과에서 가장 주시하는 것 중 하나는 점도표(dot plot)다.


점도표는 FOMC 각 위원들이 익명으로 내놓은 기준금리 전망이다. 경제전망과 함께 연 8회의 FOMC 중 4번(3, 6, 9, 12월) 나온다. 직전(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는 단 1명이 '2022년 인상’을, 5명이 '2023년 인상'을 전망했다. 2023년까지는 금리 인상이 없다는 게 FOMC 대다수 의견이란 의미다. 이번 FOMC 점도표에서 2022년이나 2023년 인상 의견이 직전 점도표 대비 늘어나면 연준의 완화 기조 강도가 줄어든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미 시장은 통화완화 축소 또는 긴축 시점 전망을 앞당기고 있다. 블룸버그가 4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지난 5~10일 사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평균 2023년 중 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연준이 오는 9월 혹은 12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FOMC 점도표에 이전 대비 ‘덜 완화적’인 연준의 기조가 드러나느냐 여부에는 이견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FOMC 위원들이 점도표를 통해 드러낼 금리 예측이 이전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이 없을 거란 전망이 다시 확인되리란 의미다. 반면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점도표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번 FOMC 점도표에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줄고, 인상 전망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출처=FOMC 보고서

② 경제전망FOMC가 내놓을 경제전망도 주목된다. 이번 경제전망이 지난해 12월 후 첫 전망이란 점에서다. 민주당의 상원 장악이 확정돼 시장에 큰 변곡점을 만든 지난 1월 조지아주 상원 선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부양책 집행과 백신 보급 일정 등이 반영된 연준의 첫 전망이란 점에서 중요하다.

시장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예상한다. 올해 초 들어 상향조정이 많아졌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올해 미 4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한 전망치를 8%로 높여 잡았다. 1951년 이후 없었던 높은 수치다. 골드만의 전망이 월가 중 가장 높은 축에 속하긴 하지만, 모건스탠리(7.3%) 등도 7%대 성장을 전망한다. 이번 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3.2%에서 6.5%로 수정했다.

이는 연준의 직전(지난해 12월) 전망(4.2%)과 차이가 크다. 연준도 이전 전망 후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게 될 것이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이 얼마나 빨리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연준 정책을 추정할 수 있는 핵심 재료다. 연준은 지난 전망에선 올해 실업률과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을 각각 5%, 1.8%로 예상했다.

③ 국채금리 상승 대응?연준이 미 국채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메시지를 발신하느냐도 관심사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양호한 미 국채 입찰과 예상에 부합한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에 안정되는 듯 했다가 특별한 이벤트 없이 지난 12일 1.6%대로 갑자기 반등했다. 여전히 높은 시장 변동성을 드러낸다.

관련해서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상승에 대응한 메시지를 내놓거나 FOMC 차원의 결정이 있을지가 주목된다. 시중은행이 연준에 예치하는 돈에 연준이 제공하는 이자인 초과지급준비금리(IOER) 인상, 단기채를 팔고 장기채를 사 장기금리를 낮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이 시장에서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쓸 수 있는 조치'로 꾸준히 거론해 온 방안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준이 금리상승에 직접 대응할 것이란 기대는 줄어든 분위기다. 파월 의장이 최근의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 개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금리상승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신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팬데믹 이후 지난해 4월부터 미 대형은행의 국채 매입을 늘리기 위해 도입했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규제 완화가 연장되지 않으면 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된다. SLR 완화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때 대형 은행들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매각할 수 있어서다. ING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이 SLR 완화를 연장할 걸로 예상하나, 연장하지 않는다면 미 은행들이 약 600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국채를 내다 파면서 시장에 파장이 클 것이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