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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 이후의 도약, 보편적 재난지원금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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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호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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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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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시의회
/사진제공=서울시의회
최근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2020’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률과 실업률, 질병에 대한 불안감, 독거노인 비율, 자살률 등이 모두 악화됐다고 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됐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 숫자로 보니 우리 사회의 팍팍함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런데 어쩌면 이 지표도 최소화된 것일지 모르겠다. 집계되지 않은 부분까지 반영하면 상황은 이 숫자보다 더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시민들의 삶에 참 많은 상처를 남겼다. 누군가는 직장을, 누군가는 자신의 가게를 잃었다. 학교에 못 가 집안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빛나는 유년기를 잃었고, 이 아이들을 삼시 세끼 먹여가며 교육까지 해야하는 엄마들은 하루하루가 버겁다. 청년들은 구직난을, 장애인이나 노인들은 소통의 단절을 겪고 있다. ‘나는 예외인데?’ 라는 분도 있겠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악화된 경제상황과 침체된 사회 분위기, 심화된 불평등이 낳은 차별과 소외감의 측면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고통의 강도는 모두 다르지만 누구나 예외 없이 겪는 재난 상황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그럼 이런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공공의 역할은 어때야 할까. 헌법에서 합의했듯, 시민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특정대상을 위해 나서야 할 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평등한 위기 속에 공공이 움직이는 방향은 우선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누구든 예외 없는 재정적 지원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보편적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분명 공공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다.

본질적인 문제를 떠나, 현재 상황에서 보편적 재난지원금은 다른 어떤 방안보다 시민의 삶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최소한 올 상반기를 버틸 마중물이 돼줄 수 있다는 뜻이다. 단 10만원이라도 누군가는 미뤘던 치료를 하거나 아이의 교육비를 충당할 수도 있고, 가족과 한결 여유 있는 외식을 계획할 것이다. 시민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의 효용을 내고 있을 때, 이 돈의 상당 부분은 자영업자의 빈 호주머니를 채워갈 것이다. 자영업자를 타겟팅해서 선별지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민을 살리고, 자연스럽게 내수를 활성화시킨다는 측면에서 보편지급의 승수효과가 나을 수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생각해도 보편적 재난지원금의 긍정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몇몇 해외 석학들은 앞으로 일자리나 노동을 통한 성장보다는 분배를 통한 성장이 더 가능성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분배가 재정건전성을 나쁘게만 한다는 틀에 박힌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더 큰 성장을 주도해나갈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결국 성숙한 복지국가로 나아가길 원하고 있다. 이 방향이 빈곤층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테다. 상시적인 기본소득은 물론 더 많은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보편적 재난지원금과 같이 공공이 모두를 포용했던 경험은 우리가 복지국가로 한층 진일보하는 데 훌륭한 토대가 돼줄 것이다. 희망이나 발전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기다. 그럼에도 우리의 도약을 기대한다면, 바로 지금 보편적 재난지원금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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