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내" 가상 악성 이메일 보냈더니…10명 중 3명이 열었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최근 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임직원 가상자산 투자 유의사항' '사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등 안내문을 가장한 해킹 메일이 늘고 있다. 정부가 모의 훈련을 진행했는데 10명 중 3명이 의심 없이 해당 메일을 눌러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섬웨어 해킹 시도가 늘면서 정부도 모의훈련 플랫폼 구축 등 정책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실시한 사이버 위기대응 모의훈련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최근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랜섬웨어와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실제 사이버공격과 동일한 방식으로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의 일환으로 과기정통부는 가상의 악성 이메일을 훈련 참가자들에게 전송했다. 일반 공지문처럼 가장한 악성 이메일은 이메일 내 링크를 누르거나 파일을 다운받으면 악성코드에 감염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이후 바이오 기업의 기술을 빼내려는 해킹시도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 기업에는 백신 관련 메일을 발송하는 등 기업 특성 별로 이메일을 발송했다.

훈련 참여자 25.8%가 해킹메일을 실제로 눌러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체국 택배주소를 확인(40.6%)하거나 견적서를 가장한 메일(40.3%)은 열람율이 높았다. 임직원 가상화폐 투자 안내문(36.7%)이나 코로나 백신접종 안내(36.7%), 공공기관 사칭메일(29.8%)도 많이 열람하는 메일 유형으로 꼽혔다.

지속적으로 모의훈련에 참여할 수록 기업 대응능력도 향상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참가자 별 해킹메일 열람률 분석 결과, 모의훈련 첫 참가자의 경우 평균 28.8%였으나 두 번째 참가자는 22.4%로 낮아졌다. 이에 실제로 훈련에 참여하는 기업도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81개사(4만3333명) 대비 올해 상반기 참가 기업수는 230개사(9만8599명)로 역대 최대다.


최근 랜섬웨어 침해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올해 하반기에는 랜섬웨어 해킹에 특화한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언제든 모의훈련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 모의훈련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이동근 KISA 침해사고분석단장은 "백업시스템 점검 등 랜섬웨어에 특화한 모의훈련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모의훈련 플랫폼을 구축한 뒤 내년에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