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사이코패스?…"알파벳 E를 이마에 그려보세요"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화면

간단한 '사이코패스 테스트' 방법이 공개됐다.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뜻하며, 정신병질이 내부에 잠재돼 있다가 범행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평소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과거 있었던 보험 살인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은 2005년 당시 29세였던 여성 엄 모씨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엄마와 오빠, 남편 등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엄씨는 자신의 엄마 집에 불을 지르고, 자신의 아이를 돌봐 준 가사도우미 집에도 화재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가사도우미는 화상을 입었고 엄씨의 남편은 사망했다. 엄씨가 여러 범행을 통해 받은 보험금은 6000만원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엄씨는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에서 40점 만점이 나왔다. 각 항목은 0~2점으로 배점돼 최대 40점까지 받을 수 있으며 25점 이상일 경우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이날 방송 진행자들은 게스트로 나온 배우 염혜란과 표예진, 개그맨 정성호에게 한 가지 테스트를 했다. 이마에 손가락으로 알파벳 대문자 'E'를 그려보라 한 것.


테스트 결과 염혜란과 표예진은 '정상', 정성호는 '사이코패스'라는 가상 진단이 나왔다. 알파벳을 표현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염혜란과 표예진은 상대방이 보는 시점으로 그렸고, 정성호는 본인 기준으로 썼다.

진행자들은 "사이코패스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감능력 결여"라며 "본인이 맞는 방향으로 알파벳을 그리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10명 중 7~8명은 상대방 기준으로 그린다고도 덧붙였다.

사이코패스가 정서적 공감능력이 결여된 이유는 '뇌의 감정 스위치'라고 불리는 편도체의 발달이 저하돼 있기 때문이다. 인지적 공감능력이 부족한 자폐증의 경우 반복적인 사회성 훈련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자신의 행동을 조절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어릴 적 애착관계 형성 과정에서 비롯된 정서적 공감능력은 키울 방법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만 자신이 폭력을 휘두른 결과 상대방이 어떠한 피해를 입는지 명확히 알려줌으로써 행동을 억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한다.

실제 사이코패스 평가지인 PCL-R에는 △과도한 자존감 △병적인 거짓말 △공감 능력 결여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 못 느낌 등 사이코패스의 본성을 평가할 수 있는 20개 문항들이 담겨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7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은 29점을 받아 사이코패스로 분류됐다. 지난 3월 서울 노원구에서 피해자 A씨를 스토킹하다가 집까지 찾아가 피해자와 여동생, 어머니를 살해한 김태현의 점수는 비공개됐지만, 사이코패스 진단이 나오기엔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