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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 NFT, 게임시장 유토피아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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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7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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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미르4' 게임 영상의 한 장면. 지난 8월 출시된 글로벌 버전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아이템의 현금화가 가능한 P2E 게임이다.  11월 초 최고 동시접속자수 130만명을 찍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상출처=위메이드.
위메이드 '미르4' 게임 영상의 한 장면. 지난 8월 출시된 글로벌 버전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아이템의 현금화가 가능한 P2E 게임이다. 11월 초 최고 동시접속자수 130만명을 찍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상출처=위메이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NFT(대체불가능토큰)·P2E(게임하며 돈 벌기). 요즘 게임업계를 관통하는 마법의 키워드다. 주력 게임의 매출이 부진해도, 신작 출시일정이 미뤄져도, 수익이 반토막나도 상관없다. 콘퍼런스콜(실적설명회)에서 이들 키워드를 읊기만 하면 영락없이 주가가 수직상승한다.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넘게 줄어든 펄어비스는 실적발표 당일 NFT사업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장중 한때 8% 넘게 주가가 올랐다. 마찬가지 이유로 '어닝쇼크'로 주저앉았던 엔씨소프트 주가 역시 상한가로 직행했다. 게임빌과 컴투스, 엠게임, 카카오게임즈도 NFT·메타버스 관련주로 연일 강세다.

웬만한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이들 키워드를 들이미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여파로 전체 이용자들의 게임 시간이 줄고 있다. 메이저 시장이던 중국은 닫힌 빗장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P2W(Pay to Win; 돈을 써야 이기는 게임) 등 기존 게임 업계의 수익모델은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대작 '블레이드앤소울2'마저 지나친 과금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시장은 정체되고 기존 수익모델마저 위협을 받는 상황.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다.

때 마침 위메이드의 신작 '미르4 글로벌'이 대박을 냈다. '미르4'엔 이용자가 획득한 아이템 '흑철'을 '위믹스' 코인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위믹스는 거래소에서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국내 P2E 게임이다. 이전 블록체인 게임들이 허접했던 탓일까. 화려한 스케일을 갖춘 대작에 해외 이용자들이 몰려들었다. 출시 석달 만에 최고 동시접속자 수 130만명을 찍었다. 같은 기간 위메이드 주가는 무려 6배 이상 뛰어올랐다. 갈길 잃었던 '묻지마식 투자금'들이 '제2의 위메이드'를 분주히 찾기 시작했다. 지금 투자자들의 구미에는 딱 맞는 키워드를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출시한 리니지 게임 후속작. '리니지W'. 엔씨소프트는 3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게임 내 NFT와 블록체인 적용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며 내년 중 NFT를 적용한 게임을 선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에선 리니지 게임에 NFT가 연계될 경우 게임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최근 출시한 리니지 게임 후속작. '리니지W'. 엔씨소프트는 3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게임 내 NFT와 블록체인 적용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며 내년 중 NFT를 적용한 게임을 선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에선 리니지 게임에 NFT가 연계될 경우 게임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NFT와 P2E는 분명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자면 무작정 유행을 좇기보다 먼저 현실에 대한 보다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 사실 게임을 즐기며 돈까지 벌 수 있는 P2E 서비스모델은 이 바닥에선 그다지 새롭지 않다. 트렌디한 키워드를 걷어내면 본질은 온라인게임 시절 '현질'(게임아이템 거래+현금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 게임캐릭터·아이템을 키우고 궁극에는 이를 현금화할 수 있었던 '리니지'가 원조 P2E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게임재화를 소유하고 이를 현금화하려는 이용자들의 욕망은 과거부터 존재했다는 얘기다. NFT는 이런 게이머 욕망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으로 게임사가 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현질'을 양성화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렇다면 게임사들이 이제껏 이용자들의 '현질'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법적인 문제가 있지만 서비스 운영 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도 깔렸다. 사실 게임재화의 개인 소유권을 인정한다면 서버가 다운돼 아이템이 사라지거나 신규 아이템 출시로 기존 아이템의 가치가 하락하면 재산권 침해논란이 불가피하다. 게임서비스 하나를 종료하려면 엄청난 손해배상액을 물 수도 있다. 게임이 '돈벌이'가 되는 순간 생계형 플레이어들과 매크로 작업장이 성행하면서 게임재화의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이는 이용자들의 게임 진입장벽을 턱없이 높이는 결과도 초래한다. 심각한 부작용은 또 있다. 사회적 사행 심리를 부추기면서 글로벌 주요 당국의 견제가 심해지고, 결국 게임 산업 전반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도 있다. NFT 기술이 과연 이런 난제(難題)들을 풀 수 있는 '만능키'가 될 수 있을까.

게임업계 불변의 흥행공식이 하나 있다. 게임 그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것이 본원적 경쟁력이다. 코로나19(COVID-19)로 실업률이 치솟은 일부 동남아국가에선 생계유지를 위해 밥 먹는 시간 외에 오로지 엑시인피니티(블록체인게임)만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과연 '즐거운 게임'을 하고 있을까. 왠지 게임산업의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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