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인·공범 살해 '52세 권재찬' 얼굴 공개…18년 전에도 살인

인천경찰청은 지난 9일 오후 청사에서 열린 신상 정보 공개위원회에서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권재찬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의 금품을 빼앗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범행을 도운 공범까지 살해한 50대 남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9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살인 및 강도살인,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권재찬(52)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이번 살인사건이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 충분한 증거,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 공개 요건을 충족했다"며 "신상 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가족 등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천미추홀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피의자 가족보호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 가족 등 주변 인물에 대한 신상을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하면 형사처벌 될 수 있으니 무분별한 신상털기는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오후 살인과 강도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재찬(52)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씨는 지난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에서 A(50대·여)씨의 목을 졸라 살해해 유기한 뒤 A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 수백만 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다음 날인 지난 5일 오후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 B(40대)씨를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씨의 사인에 대해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외력에 의한 다수의 골절이 확인된다"는 내용의 1차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 또 공범 B씨에 대해서도 "머리 부위 등을 흉기에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권씨는 경찰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A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B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해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권씨의 범행 경위와 범행 후 A씨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점 등을 고려해 계획적인 강도살해 범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한편 권씨는 18년 전인 지난 2003년에도 전당포 업주를 살해하고 부산에서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도망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권씨의 밀항 사실을 확인하고 일본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권씨는 불법체류와 여권 미소지 혐의로 일본 수사기관에 붙잡혀 한국으로 강제송환 됐다.

그는 강도살인 및 특수절도, 밀항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받고 지난 2018년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