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게임 공약 "확률템 완전 공개"…2030 집중, 다음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대한 완전 공개와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22.1.12/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게임사의 확률형 게임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국민들의 직접 감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게임을 포함한 온라인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를 설치하고 e스포츠 시장에 지역연고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의 게임 공약 발표는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지급에 이은 2030세대를 겨냥한 정책 행보다. 윤 후보 측은 다음 공약으로는 암호화폐 정책 발표를 예고했다. 그야말로 2030 표심을 향해 집중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게임시장 불공정 해소'를 내건 4가지 게임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큰 대표적 분야가 게임"이라며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 백보드(배경 벽면)에는 '게이머가 우선이다'는 문구를 넣었다.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릴 의무…사기 조작이라면 명백한 범죄로 처리"윤 후보는 사행성 조장,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사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겠다는 공약부터 제시했다. 확률 정보 공개를 법적 의무 사안으로 규정하고 처벌 근거를 마련한다.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게임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어 국민들이 확률 정보 공개와 조작 여부를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26년간 법을 집행해온 사람으로서 어떤 상품도 공정거래를 위해선 상품 내용에 대해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결국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 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정해진 확률에 따라 게이머가 무작위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게임사들의 핵심 수익원이다. 희귀 아이템일수록 획득 확률이 낮아지는 구조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15년 7월부터 자율규제를 통해 확률 정보를 공개해왔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책본부 게임특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해서 폭리를 취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공개한 확률 자체가 사기 조작이었다면 명백한 범죄로 다뤄서 처리할 것"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대한 완전 공개와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22.1.12/뉴스1

"소액사기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게임을 포함한 온라인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공약도 내놨다.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전담 기구를 만들어 게임 사기를 포함한 온라인상 소액 사기를 근절하겠다는 구상이다. 사기 사건 처리기간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사기 범죄는 2017년 9만건에서 2020년 17만4000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윤 후보는 e스포츠에 프로야구처럼 지역연고제를 도입하는 구상도 밝혔다. 지역별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해 지연연고제를 촉진하고 지역 기반 아마추어 e스포츠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어린이, 노년층의 게임 접근성 확대를 위한 게임 아카데미 설치와 게임 리터러시(조작 활용 능력) 프로그램 운영 등 공약도 내놨다.

장애인들이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환경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게임접근성진흥위원회를 설립해 장애인 게임 보조기구, 소프트웨어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게임전문지 인벤의 서면 인터뷰 논란에도 해명했다. 이달 1일 보도된 윤 후보의 서면 인터뷰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등을 옹호하는 취지의 내용이 실려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는 "게임 관련 매체와 (직접) 인터뷰한 사실이 없고 서면 질의가 왔는데 거기에 대한 의견을 선대위 내부에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대변인이 말한 것으로 안다"며 "제가 마지막으로 검토하거나 내부 논의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 발표를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대한 완전 공개와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22.1.12/뉴스1

젠더→게임→암호화폐, '2030 집중'…다음은 '60대 이상'→'호남' 민심잡기 예고여성가족부 폐지부터 이날 게임 공약 발표까지 일련의 행보는 2030 세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조만간 암호화폐 관련 정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달라지겠다"고 선언한 윤 후보가 청년층 표심잡기부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가 젠더이슈에 대해선 누구보다 명확한 관점을 갖고 가고 있고 젊은세대의 반응이 좋다"며 "이제는 정치권에서 가장 왜곡된 시각을 갖고 바라봤던 영역인 게임이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그 다음은 크립토"라며 "민주당이 정신 못차릴 정도로 몰아치겠다"고 강조했다. 크립토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 NFT(대체 불가 토큰) 등의 자산과 그와 관련한 기술혁신방향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윤 후보는 2030 세대 공략에 이어서 14일 이후 주말부터는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쏟아낼 계획이다. 설 명절 직전 마지막 한 주간은 소위 서진(西進) 정책,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한다. 세대와 지역을 관통하는 일정과 공약으로 설 명절을 전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공고히 하면서 승기를 잡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