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으면 넘기세요"…자가검사키트 품귀, 에스디바이오센서 날았다

(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오미크론 확산 대응 방안으로 코로나19 검사·진료체계가 전면 전환된 3일 전북 전주시 화산체육관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자가검사키트를 준비하고 있다. 2022.2.3/뉴스1

"자가검사키트 파실 분 계신가요?"
"회사에서 검사하고 출근하라 해서 아침부터 돌아다녔는데 동네 약국엔 없네요."

3일부터 코로나19(COVID-19)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 우선순위를 적용하는 오미크론 맞춤 방역을 전국에서 가동하면서 일부 동네 약국에서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미크론 맞춤 방역은 60세 이상 고연령·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에 선별진료소 PCR 검사를 무료 제공한다. 일반인의 경우 선별진료소나 동네 병·의원,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고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가 가능하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우리 방역 체계상 PCR 검사 역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마련한 조치다.

정부와 병·의원 등이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자가검사키트를 대량 매입하면서 전국에 있는 동네 약국에서 일부 수급 불안이 야기됐다. 전국 각지에서 "어떤 약국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살 수 있냐" "여유 있는 분은 좀 팔아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줄이 길 경우 1~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자가검사용으로 허가 받은 자가검사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10,720원 ▼150 -1.38%)와 휴마시스 (1,900원 ▼115 -5.71%), 래피젠이 생산한다. 신속항원검사가 PCR 보조 수단으로 대대적으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자 이 세 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는 올해 국내 증시 급락 속 독보적인 주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29.92%(1만8100원) 오른 7만8600원에 장을 마쳤다. 휴마시스는 전일 대비 21.48%(6100원) 오른 3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올해 주가 상승률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40.6%, 휴마시스가 106.6%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바이오 업종 전반적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록한 상승률이라 더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확대로 진단 기업의 호시절이 지난 게 아니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확산과 자가검사 수요 급증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가 반전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자가검사키트 수요 확대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의 최근 주가 흐름은 국내 다른 진단기업과도 차별화되는 양상이다.

시장의 평가도 달라졌다.

이날 원재희,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반전의 시간이라며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신속항원검사 중심의 방역이 지속되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지난 1월 5억개의 신속항원키트 추가 배포를 발표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이달 3일부터 신속항원키트 중심의 진단 체계가 시행된다"며 "이는 코로나19 장기화 및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한 반영한 것으로, 이 같은 방역 체계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대규모 계약 발생, 실적 추정치 상향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연구원은 코로나19 검사 체계 전환으로 신속항원검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선호주로 에스디바이오센서, 관심종목으로 휴마시스를 꼽았다.

두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파트너 회사 로슈를 통한 유럽 시장 진출 및 동남아시아 공급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을 통한 북미 시장 진출 등 해외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오미크론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중"이라며 올해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 등 영향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공급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설 연휴에도 공장을 쉬지 않고 100% 가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검사키트 생산설비 증설 등 만반의 준비로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