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카카오페이 주가폭락 책임 임원들 스톡옵션 취소해야"

신원근 카카오페이 부사장. /사진=뉴스1

경제개혁연대가 카카오페이 (34,450원 ▼550 -1.57%) 주가 폭락에 영향을 줘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던 신원근 카카오페이 부사장 겸 대표이사 내정자에 대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0일 카카오페이에 공문을 보내 지난해 12월 발생한 임원들의 주식매각사태에 대한 조치계획에 대해 질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직후인 지난해 12월 류영준 당시 대표 등 임원 8명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웁션)을 행사해 보유하게 된 주식 44만주를 시장에 전량 매각했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 주가는 폭락했지만 해당 임원들은 878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식매각사태에 대한 책임론 제기가 계속되자 지난달 20일 류영준 대표, 장기주 부사장, 이진 부사장 등 3명이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신원근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를 포함한 나머지 임원 5명은 회사에 계속 남아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 카카오그룹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 CAC)가 향후 카카오 계열회사의 임원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을 포함한 주식을 상장 후 1년까지 매도를 금지하고(CEO는 2년간 금지),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1개월 전에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CAC와 소속 회사의 IR 팀 등에 공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경제개혁연대는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및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회사와 주주 및 카카오그룹에 끼친 손해 내지 악영향에 비춰볼 때 회사의 조치는 너무나 미흡하다"며 "상법상 이사는 회사에 대해 충실의무를 부담하며 미등기임원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사적 이익과 회사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회사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카카오페이 임원들은 이런 기본적인 의무조차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식매각사태의 당사자 8명 가운데 3명이 책임지고 그 자리에서 사퇴했지만, 차기 카카오페이의 대표이사로 내정된 신원근 부사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고 회사에 잔류하기로 한 것은 향후 경영진의 도덕성 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신원근 대표이사 내정자 역시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주식 매각으로 이득을 본 임원 8명에 대한 금전적 불이익 조치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류영준 당시 대표를 포함한 8명은 주식매수선택권 중 여전히 115만57412주를 갖고 있다"며 "향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이들이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경우 막대할 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제개혁연대는 "주식매각사태로 회사의 주주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에 반해 사태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 향후에도 금전적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는 결코 정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회사가 진정으로 주주들의 손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 주식매각사태의 책임 있는 임원들을 상대로 주식매수선택권을 취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게 먼저"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카카오페이 이사회가 책임 있는 임원들의 보수 또는 퇴직금 감액이 가능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개혁연대는 카카오페이 이사회가 주식매각사태에 책임 있는 임원들을 상대로 △잔여 주식매수선택권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 있는 여부 △회사의 보수규정 또는 퇴직금지급규정에 따른 보수 또는 퇴직금 삭감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검토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경제개혁연대의 질의 내용에 대해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