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게임주 다 왜 이래…지금이라도 손절? 물타기?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사진=로블록스 소개 동영상 일부 갈무리

'어닝 쇼크'로 한미 게임사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 토큰) 등으로 한창 주목받던 지난해 4분기와 온도가 사뭇 다르다. 증권가에선 신작 흥행 등 단기적인 호재가 있지 않는 이상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메타버스 게임회사인 로블록스(RBLX)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6.51% 하락한 53.8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로블록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진 건 예상치 못한 '어닝 쇼크' 때문으로 보인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4분기 총 매출액이 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당초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인 7억8600만달러를 하회한 결과다.

늘어난 실외활동이 로블록스엔 '악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확산에도 미국 내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이용자들의 게임 시간이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DAU(일간 활성사용자수)는 4950만명으로 컨센서스 5050만명보다 하회한 결과를 기록했다. 이용시간도 108억시간으로 전 분기 112억시간 대비 3.6% 감소했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정상화에 따라 지표 성장률이 하향됐고 부진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12월 지표 성장도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로블록스 뿐만 아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게임사들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일렉트로닉아치(EA)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2달러로 컨센서스 3.5달러보다 하회했고 액티비전블리자드(ATVI)의 EPS 역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다만 엑티비전블리자드는 마이크로스프트(MSFT)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지난달 18일 주가가 16% 이상 뛰었다.

韓 게임주 '어닝 쇼크'…주가 줄줄이 급락

한국 게임주들도 '어닝 쇼크'로 주가가 급락했다. 거기에 메타버스와 NFT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빠진 게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지난 15일 엔씨소프트 (216,500원 ▲1,000 +0.46%)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직전해 대비 34.9% 상승한 7572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0.1% 감소한 10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리니지W의 성공으로 인한 대규모 성과급 지급과 마케팅 비용 등이 반영된 게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리니지W 흥행 성공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거기에 기존 리니지M과 리지니2M의 매출 하향세도 컸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가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기존 게임 매출을 잠식했고 리니지W 글로벌 마케팅으로 광고 선전비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리니지W 흥행 성공은 개발 인력 인센티브 지급으로 인한 인건비와 지급 수수료를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258,000원 ▼500 -0.19%)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해 동기 대비 53.6% 감소한 43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이에 다음날 주가가 12% 이상 빠졌다. 지난해 P2E(Play to Earn)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위메이드 (45,250원 ▼300 -0.66%)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 주가가 29.89% 급락했다.

김하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에 대해 "P2E 게임이 이론적으로 위메이드의 매출을 향상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게임 수요가 부족한 게임에서 디파이(DeFi)가 일시적 기능만 수행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미르4 글로벌'의 올해 매출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게임사들의 부진한 실적으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KB증권 93만원→75만원 △한화투자증권 90만원→58만원 △DB금융투자 125만원→90만원 등으로 기대치를 낮췄다. 한국과 미국 게임 시장에서 NFT, 메타버스에 대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발표 예정인 신작들이 성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한다면 실적 개선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정상화와 미미한 신작 효과로 단기적으로 게임시장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게임 외 콘텐츠로의 확대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