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업계 "당국의 무제한 감리, 기업 불확실성 키워"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이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가운데 회계업계에선 금융당국이 감리 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기업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열고 셀트리온 3사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회계 처리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으나 고의적 분식회계는 아닌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 회계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감리를 오랫동안 끌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후판단으로 감리만 4년이 걸렸는데 그동안 거래한 사람은 보호하지 않다가 뒤늦게 한다는 게 과연 감독 기구로서 할 조치인지 상당히 의문"이라 말했다.

아울러 증선위의 이번 결정을 두고 "불확실성 해소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이와 관련 없이 오래된 사건을 지금에서야 문제 삼는 건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감리 기간을 미리 정해놓은 뒤 필요하다면 1차에 한해 연장을 하는 등 정해진 규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경제적 불확실성을 계속 끌고 갈 수 없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증선위는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 제무제표 작성과 공시에 대해서만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 3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회계재무책임자(CFO)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결정했다. 과징금 규모는 다음 주 열리는 금융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또 증선위는 셀트리온 3사의 재무제표를 감사하며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한 삼일·삼정·한영·안진·삼영·리안 회계법인과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선 감사업무 제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