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화가 이중섭 말년작 '닭과 가족', 새 주인 찾는다…시작가 14억

이중섭 '닭과 가족'. /사진제공=케이옥션

올해 초 사상 첫 국보 경매를 진행했던 케이옥션이 이번엔 한국 국민화가로 불리는 이중섭의 말년 작품을 선보인다. 김환기와 이우환, 박서보 등 한국미술 대가들이 남긴 작품도 출품한다.

12일 케이옥션 (3,825원 ▼60 -1.54%)에 따르면 오는 23일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3월 경매가 열린다. 총 128점 135억 원어치의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지난달 진행한 경매보다 규모가 커졌다. 미술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국내외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나올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작가는 이중섭이다. '황소' 등 이중섭이 남긴 그림은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이 남긴 '이건희 컬렉션'에서도 으뜸으로 꼽힐 만큼, 한국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 경매에선 그의 말년작인 '닭과 가족'이 등장할 예정이다.

닭과 가족은 1954~1955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이다. 이중섭은 향토적인 요소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했는데, 소와 함께 닭을 자신과 동일시한 대상으로 소재 삼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중섭은 닭의 이가 옮아 고생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관찰하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특히 이중섭의 닭을 소재로 한 작품은 그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드러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출품작인 닭과 가족이 대표적이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월남했다가 피난 생활 끝에 아내 마사코와 헤어진 이중섭의 가족과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이 뿐 아니라 닭과 가족은 개인의 그리움에 더해 수 많은 이산가족을 낳았던 당시 절망스러운 시대상도 고스란히 담고 있어 가치가 상당하단 평가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도 출품되기도 했다. 케이옥션에 따르면 닭과 가족은 14억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우고 론디노네 siebteraugustzweitausendundzwanzig. /사진제공=케이옥션

이 밖에 한국적 이미지를 서양의 추상사조에 접목시키는 작업으로 20세기 한국 화단에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성자의 전성기 작품 '샘물의 신비'가 추정가 5억~8억원을 달고 등장한다.

또 이우환의 '조응' 50호가 3억5000만~5억원에, '서보코인'으로 불릴 만큼 투자 관심도가 높은 박서보의 150호 '묘법 No. 000729'가 4억~6억원에, 하종현의 100호 '접합 95-033'이 2억~4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해외 부문에서는 우고 론디노네, 야요이 쿠사마,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요시토모 나라 등 꾸준히 인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 출품작은 오는 23일(수)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무료로, 코로나19(COVID-19) 확산방지를 위해 예약관람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방문 전 유선 예약해야 한다. 경매 참여는 케이옥션 회원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과 전화 응찰, 그리고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서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