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세대출 한도 늘렸다…은행권 확산 '주목'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점

우리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지난해 은행권이 마련한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한다. 전세계약 갱신시 대출 한도를 높였고 신청 기간도 확대했다. 다른 은행들도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전세계약(임대차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현행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금액 범위 내'에서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 80% 이내'로 변경한다.


전세대출 신청 기간은 현행 '신규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에서 '잔금 지급일 또는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로 바뀐다. 계약 갱신의 경우에도 기존엔 갱신 계약 시작일 전에만 대출 신청이 됐지만, 앞으로는 시작일로부터 3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다.

또 현재 1주택자는 은행 창구에서만 전세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데, 부부 합산 1주택자의 경우 비대면으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한다. 대상 상품은 한국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 보증서를 담보로 한 아이터치 전세론, 우리원 전세대출이다.

이에 따라 고객은 더 넉넉하게 대출을 받고, 사정에 따라 생활비 명목 등으로 대출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전세계약 갱신시 대출 한도가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이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2억원 오른 경우 기존 전세대출이 없는 차주는 현재 최대 2억원을 빌릴 수 있지만, 앞으로는 보증금(6억원)의 80%인 4억8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이미 받은 대출이 있다면, 4억8000만원에서 그만큼을 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잔금 지급 이후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자금 활용도가 높아졌다. 계약시 전세대출을 받지 않고 지인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자력으로 전셋값을 낸 고객이라도 입주 뒤 3개월 이내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다고 판단, 실수요 중심인 전세대출부터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 취급 제한을 완화해 금융지원 불안을 해소하고, 전·월세 시장 정상화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에 맞춰 3가지 자율 규제 대책을 마련했다. 전세계약 갱신시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분까지로 제한하고,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대출 신청이 가능하게 했다. 1주택자의 경우 대면으로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이 먼저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전체 은행권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번질지 주목된다. A은행 관계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 영향으로 가계대출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제한을 완화하는 안을 검토 중이고, 전세대출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전세대출 관련 제한을 완화할지 여부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