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당 6만원 숟가락 얹기냐" 지적에…한의사 "수입 없어도 신속검사 하겠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22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에서 한의사를 배제한 보건 당국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사진 : 한의협 유튜브 캡처/뉴시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건강보험 수가 없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건보 수가를 통한 병원 신속항원검사 수입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한의사들도 여기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한의협은 국민의 건강 보호와 편익 증진을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29일 안덕근 한의협 홍보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가가 인정되지 않아도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 보호와 편익 증진을 위해 방역당국의 결정과 무관하게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의협의 신속항원검사 참여 주장이 건보 수가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현재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경우 건당 5만5920원의 한시적 건강보험 수가를 받을 수 있다. 하루 10명까지는 건당 6만5230원을 받을 수 있다. 하루 200명을 신속항원 검사하는 병원일 경우, 검사로만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지난 14일부터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추가 PCR(유전자 증폭) 검사 없이도 확진자로 인정해주기 시작하면서 동네 병원으로 검사 수요 쏠림현상이 심화된 결과다.

한의협의 신속항원검사 참여 주장은 이처럼 병원이 상당한 수가 수입을 올린 가운데 나왔다. 지난 21일 한의협은 성명을 내고 "2만7000명 한의사 일동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특정직역의 눈치만 보고 있는 방역당국의 우유부단함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금 이 시각부터 한의사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본격 시행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는 검사로 그치지 않고 확진자들을 위한 전화 상담과 처방·치료 등 후속 과정들이 의사의 진료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진료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타 직역의 신속항원 검사 시행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응수하자 일각에서 "결국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안 이사는 "수가와 검사가 무관하다는 것은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홍주의 한의협 회장도 지난 22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수가를 인정하지 않아도 신속항원검사를 강행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단 질문에 홍 회장은 "당연하다"며 "(신속항원검사가) 모든 병원으로 확대된 만큼 우리도 미루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우리에게 부여된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수가 없이 일부 한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안 이사는 "이미 150건 정도가 한의원에서 검사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의원 검사를 통한 확진판정이 정부 확진자 공식 집계로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한의과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 실시 여부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실제로는 한의원에서 검사도 하고 집계도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한의사들의 신속항원검사권 관련, 감염병 법률 규정에 의거한 것이라는게 한의협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지난 27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한의사가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코로나19를 확진 판정하는 것조차 불가하다는 정부 행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2항 규정에 따르면 한의사는 감염병 환자의 진단·관리·치료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감염병을 진단하는 경우 관할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안 이사는 "국가 재난사태에 의료인인 한의사가 투입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며 "지금도 수가 없이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