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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비정상으로 돌아간 '전세대출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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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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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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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개월 전만 해도 선착순으로 받던 전세대출이 다시 풀리고 있다. 은행들은 앞다퉈 금리를 낮췄다. 낮춘 금리도 1~2년 전에 비하면 혀를 내두를 수준이지만 금리인상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주행이다.

대출제한은 이미 풀렸다. 증액된 전세금까지만 대출이 가능했지만 다시 전체 전세금의 80%까지 대출한도가 늘어났다. 잔금지급 후에는 전세대출이 불가했지만 이젠 잔금을 치뤘더라도 3개월 이내만 신청하면 된다. 1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없앴다. 금융당국의 '고가 전세 대출 금지' 검토는 백지화됐다. 이렇게 전세대출과 관련한 모든 대출 규제는 작년 가을 이전으로 돌아갔다.

은행들은 이를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정상적인 시장은 수요가 줄면 공급도 따라 줄고 수요가 늘면 공급도 함께 증가한다. 최근 전세대출 시장은 반대였다. 작년 가을 전세대출 수요가 많던 시기, 은행들은 공급을 줄였다. 올해는 전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전세매물이 쌓일 정도로 수요가 줄었는데 오히려 공급을 늘리고 있다.

#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때문이었지만 사실 전세대출은 일반적인 수요공급의 시장이 아니다. 수요가 늘어 공급이 따라가기도 하지만 공급이 가수요를 촉발시키는 시장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이런 메카니즘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전세대출을 가장 많이 하는 은행, 국내 부동산 통계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에서 낸 보고서의 결론은 이렇다. '전세대출이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전셋값이 오르니 대출이 늘어났겠지', 흔히 생각하는 전세대출과 전셋값의 인과관계를 뒤집은 것이다.

전세대출이 쉬우면(금리가 낮고 한도가 많으면) 비싼 전셋값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고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올려도 어렵지 않게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활발해진다. 갭투자가 늘면 집값이 오르고 오른 집값은 다시 전셋값에 반영된다. '쉬운 전세대출→전셋값 상승→갭투자 증가→집값 상승→전셋값 상승'의 순환이다.

2012년 23조원 수준이던 전세대출은 2016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작년말에는 180조원까지 불어났다. 집값 그래프를 그려보면 전세대출 잔액의 흐름과 겹쳐진다. 반대 순환은 작년 하반기 이후 확인된다. 대출 규제가 시작되자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됐고 집값도 꺾이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10월 전월비 0.62% 올랐던 전세가격지수는 이후 매월 상승폭을 줄여 올해 3월 -0.02%까지 떨어졌다. 주택가격지수 역시 작년 9월 0.92%에서 꾸준히 떨어져 3월에는 0.02%까지 내려왔다.

# "전세대출은 실수요대출"이다. 전세대출 규제를 반대하는 측의 단골 논리다. 맞다. 실수요대출이기 때문에 중단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퍼주기식 대출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전세대출은 정부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보증하는 상품이다. 꼭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만 받도록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전세금이 올라간 만큼만 대출하고, 자기자금으로 잔금까지 치뤄 대출이 필요없는 사람과 수십억 짜리 전세에 사는 세입자에겐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것이 정상적이다. 작년 은행들이 했던 조치가 이것이었다. 당시 '은행들이 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는 전세대출이 정상화됐다는 지금이 비정상이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좀 더 빨리 주택공급확대를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공급확대 말고 정책 당국자들이 공통적으로 후회하는 실책이 하나 더 있다. 집값이 안정돼 있던 2019년,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충격이 오기 전이었던 그때 금리를 올리고, 전세대출 규제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를 도입했어야 했다는 후회다. 전셋값인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금, 전세대출을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또 후회할지 모른다.

김진형 건설부동산 부장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 부장 /사진=인트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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