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임상 승인 7건…제일약품 R&D 투자비중 역대 최대

제일약품 본사 전경

제일약품 (17,090원 ▼80 -0.47%)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2017년 기업분할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량신약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췌장암 신약 임상 1b상에 진입했다.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총괄할 전담 부서도 신설했다. 신약을 통한 재도약 전략이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올해 1분기 매출 대비 R&D 투자비중은 7.21%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보다 1.88%포인트 올랐다.2017년 6월 기업분할 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1분기 기준 R&D 투자비중은 2018년 1분기 4%에서 올해 1분기 7%를 넘겼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임상이 7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JLP-2008(당뇨)와 JLP-1901(B형간염), JLP-2103(비염), JLP-2003(관절염) 등 다양한 적응증 관련 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새 단계에 진입했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JP-1366'는 임상 마지막 단계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진입을 승인받았다. P-CAB 제제(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기반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기존의 PPI제제(프로톤펌프 억제제)보다 치료 효과는 물론, 지속도도 높다는 장점을 갖췄다.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 첨단 의료기술 개발 과제로 선정돼 약 2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유망 항암신약으로의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제일약품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임상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제일약품이 2020년 출자해 만든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이중표적항암제 'JPI-547'다.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b상 진입을 승인받고 환자 투약을 준비중이다. JPI-547는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암세포 DNA 손상 복구 효소를 동시에 억제해 암을 잡는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신약의 세계시장 입성을 전담할 조직도 재정비했다. 제일약품은 올해 초 해외사업본부와 라이선스 인·아웃, 신약 개발 부서를 통합한 '글로벌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연합 조직이다. 이 조직을 구성하는 각 사업 특성 상 제약사가 '신약'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신약의 개발부터 신약 기술의 수출과 도입, 해외 사업 개척까지 한 조직 내에서 담당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통한 글로벌 진출 의지가 담긴 조직개편으로 보인다"며 "신약 관련 의사결정을 일원화해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 의약품이 이 회사 사업의 상당 부분을 지탱했다. 전체 매출에서 도입약이 차지한 비중이 70%가 넘는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매출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지만 추가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속속 신약 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제일약품도 R&D 투자 확대와 조직개편을 통해 '신약'을 정조준한 셈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본부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 외부로부터의 기술 도입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