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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하면 무릎 나간다? 100km도 거뜬한 '울트라'의 세계[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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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미디어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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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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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50雜s]홍종선 교수·이윤희 대표 등 '한국 울트라마라톤 기록의 통계분석' 고찰

'보복주(走)'가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음 놓고 달려보지 못했던 러너들이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23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각종 마라톤 대회가 재개됐다. 특히 한풀이라도 하듯 100km이상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5월28일 서울~평양울트라마라톤대회가 열린 것을 비롯, 6월3일 제17회 물사랑 낙동강울트라마라톤, 5일 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1일 제19회 빛고을 울트라 마라톤, 18일 울산태화강 울트라마라톤, 25일 제9회 거제 100K 등 매주 거르지 않고 100km 울트라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7월2일에는 국내 울트라마라톤의 지존 대한민국종단 537km 울트라마라톤 대회(부산다대포~파주 임진각)가 개최된다.

정규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넘어 50km 이상 거리를 6시간 이상 달리는 대회를 '울트라마라톤'이라고 규정한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 마라톤 풀코스 한번 달려보는 걸 버킷리스트로 삼는데, 풀코스를 넘어 100km를 앞 동네 마실 다니듯 달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한국데이터정보과학회지 최근호(5월호, 제33권)에 게재된 '한국 울트라마라톤 기록의 통계분석'을 통해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 넘는 울트라 러너들의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열린지 22년만에 처음으로 울트라마라톤 러너들의 기록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다. 울트라마라톤은 기록을 수집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연구논문이 많지 않다. 성균관대 통계학과 홍종선교수와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이윤희 대표, 길주현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장, 최예원 성균관대 대학원생 등 4명이 공동 저술했다.
홍종선 성균관대 교수가 2019년 몽골에서 열린 225km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제공=홍종선
홍종선 성균관대 교수가 2019년 몽골에서 열린 225km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제공=홍종선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 소속 회원들 중 기록을 공개한 완주자 52명을 연구 대상으로 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풀코스 100회 이상 완주자들의 모임인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이다.
이들 52명의 완주 횟수는 총 2921번. 한 사람당 무려 56번이다. 100km 대회 기준으로만 해도 울트라 대회만 5600km를 뛴 것이다.
연구대상자들의 나이는 모두 50세 이상이다. 풀코스를 100번 뛰려면 적어도 20년 정도는 걸려야 하기 때문이다. 극한의 인내력을 요하는 울트라마라톤 참가자들의 주력 연령층이 50대 이상이기도 하다.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보고, 장기간에 걸쳐 체력과 지구력을 갖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게 울트라마라톤이다. 실제로 분석대상 52명 가운데 60~64세가 20명으로 숫자도 가장 많고, 완주 횟수도 가장 많았다.

울트라러너는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릴까? 가장 일반적인 100km~200km 거리 울트라대회 참가자들의 평균속도는 현재 나이 55~59세인 11명의 기록이 시속 8.3km 였다. 60~64세(20명)가 8.1km에 달했다. 반면 50~54세 4명의 기록이 시속 7.3km로 연장자들보다 느렸다. 65~69세(12명)는 7.7km 70~74세(5명)의 평균시속도 7.5km로 50대 초반보다 빨랐다.
40~44세 때 최고 기록을 세운 러너들의 평균속도 기록이 시속 8.4km로 가장 빨랐다. 이후 점차 최고 기록 수립 연령이 늦어질수록 속도도 늦어졌지만 65~69세에 최고기록을 세운 러너들도 시속 7.2km의 기록을 달성했다. 45~59세에 대부분 최고 기록을 기록하지만 고령층 러너들도 크게 뒤지지 않는 최고기록을 달성하는 셈이다.

이윤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가 2020년 2월 고지대에서의 마라토너신체변화 연구를 위해 케냐를 방문, 엘도렛대학에서 현지 마라톤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사진제공=이윤희
이윤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가 2020년 2월 고지대에서의 마라토너신체변화 연구를 위해 케냐를 방문, 엘도렛대학에서 현지 마라톤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사진제공=이윤희
마라톤 대회 거리가 길어질수록 참가자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진다. 5km 10km 대회는 20~30대 청춘 남녀들이 그룹을 이루거나 남녀 짝지어 달리는 모습이 일상이다. 하지만 하프코스를 넘어가면 청년의 비중은 줄어들고 풀코스 마라톤대회부터는 중장년이 주축을 이룬다. 울트라마라톤의 주력 연령대는 60~69세다. 이들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달려왔고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울트라마라톤에서 50세는 새파란 청년이다.
평균연결법을 활용해 군집분석을 한 이 연구도 50~59세 16명을 '청년'으로 그루핑했다. 23명60~69세가 23명으로 가장 많은 '중년'그룹이다. 중노년 그룹 13명은 65~74세에 분포돼 있다. 초장거리인 400km 이상 종목에서는 '중노년'의 기록이 시속 6.7km로 청년의 4.45km, 중년의 5.9km를 크게 앞질렀다. 홍교수와 이대표는 연구편의상 60세 이상을 '중년'과 '중노년그룹'으로 분류했지만 이들은 실제로도 '청년'을 능가하는 체력과 정열을 유지하며 건강한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울트라러너들은 대체적으로 30세 후반부터 40대에 처음 울트라의 세계에 뛰어들고 시작한지 5~10년 뒤에 가장 좋은 기록을 달성한다. 이후에도 도전을 지속해 50대 후반을 넘어 최고 70대까지도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한다. 첫 완주에서 마지막 완주까지의 완주기간이 10년 이상인 사람이 88%인 46명이었다. 한 번 뛰고 마는게 아니라 대부분 10년 이상 울트라마라톤을 즐긴다는 말이다. "달리기 많이 하면 무릎 망가져서 한번에 훅 간다"는 속설을 뒤집는 통계다.
연구는 "오랜기간 동안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한 동호인들은 대부분 고령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록을 관리하면서 기록 감소폭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홍종선 교수는 달리기 경력 20여년의 마라토너로 풀코스 마라톤 뿐 아니라 울트라마라톤, 사막마라톤, 트레일런, 철인3종경기를 즐기고 있다. 성균관대 최우수연구교수상을 10여회 수상했으며 지난해부터 한국데이터정보과학회장을 맡고 있다.
공동저자인 이윤희 대표는 한국체육대학교 운동생리학 박사로 1996년 국내최초의 스포츠 단백질 보충제 '파시코'를 개발, 육상 격투기 구기 프로스포츠 등 각종 종목 선수들을 후원해왔다. 마라톤 풀코스 25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를 완주한 마라토너다)
'한국 울트라마라톤 기록의 통계분석' 공동저자 홍종선 교수(왼쪽)·이윤희 대표
'한국 울트라마라톤 기록의 통계분석' 공동저자 홍종선 교수(왼쪽)·이윤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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