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위기 수준의 경기침체 없을 것…성장주 담을 때"

유재흥 AB 자산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진제공=AB자산운용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올해 하반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정도의 급격한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현재로선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 경기침체를 맞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기업, 소비자 등 경제주체 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이겨낼 체력이 좋아 과거와 같이 심각한 정도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유 매니저는 올해 말 미국의 정책금리가 시장 예상과 같은 3% 초중반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 금리인하까지 예상하진 않더라도 연속 2번의 75bp 인상과 같은 압력은 줄 것"이라며 "연준 정책도 내년에는 유연해 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가파르게 상승한 물가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9.1% 올라 4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 매니저는 "연준의 정책 효과 등으로 상품 가격은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지만 서비스 물가는 이제 오르기 시작했다"며 "흔히 서비스 가격이 상품 가격보다 고착화하는 경향이 있어 물가가 빠르게 제 수준으로 오는 걸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듀레이션을 갖고 있는 채권이나 글로벌 고수익 채권을 한 바구니에 담아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가치주보다 성장주 담을 때

데이비드 웡(David Wong)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투자전략가 /사진제공=AB자산운용

데이비드 웡 주식부문 선임 투자전략가는 현 시점에서는 가치주보다 우량 성장주로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기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웡 투자전략가는 "물가 상승기에는 가치주 위주의 전략이 유효하나 물가 상승 피크가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지배적인 상황에서는 우량 성장주로 편향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만 해도 성장주가 시장 대비 고평가된 상황이었지만 이제 성장주를 매수하기 매력적인 시점"이라며 "지금과 같이 ISM(공급관리자협회) 지수가 하락할 때 우량주가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거둔 것을 여러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웡 투자전략가는 미국 주식 투자 시 장기투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단위로 미국 시장에 투자했을 때 수익이나 손실이 날 가능성은 50대 50이지만 10년 보유를 한다고 하면 손실 볼 가능성이 6%밖에 안 된다"며 "금융위기가 포함된 10년이라 할 지라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 기업 이익을 전망해보면 심각한 붕괴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침체에 대한 전망이 나오지만 어떤 시나리오도 미국의 명목 GDP 성장률이 4% 밑으로 갈 것이란 전망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