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바이오 발전하려면?…"지분중심 경영 혁파, M&A 활성화해야"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3일 오전 개막한 바이오플러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국내 바이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M&A(인수합병)가 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제조건은 '지분율 중심 경영구조'의 혁파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이하 바이오플러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 내 엑시트(자금회수)가 IPO(기업공개)만으로만 이뤄진다"며 "산업이 발전하려면 기업들 간 M&A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바이오산업 현재와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이다.


황 대표는 "국내 기업에서 M&A가 안되는 이유가 아들에게 물려주려면 지분이 희석돼선 안되기 때문"이라며 "M&A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상속 관련 장치가 마련됐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도 이사회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최대주주 지분율 변동에 집중하기 보다 회사가 이사회 중심으로 돌아가면 M&A가 자율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M&A 활성화'는 국내 바이오 기업 대표로 참여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도 동의한 부분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바이오섹터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M&A"라며 "국내는 탤런트 풀에 비해 창업한 바이오 기업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IPO한 미국 바이오사 대부분은 10억달러(1조원) 규모일 때 인원이 500~1000명인데, 국내 바이오사는 지나치게 쪼개져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회사를 자식에 물려준다는 건 구닥다리 거버넌스"라며 "평생 연구하던 창업자가 회사가 커지면서 경영을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잘하는 사람을 들이는 게 나은데 걸림돌이 지분율"이라며 "문제는 투자자도 지분율이 낮으면 투자를 잘 안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은 지분율이 아닌 이사회 중심으로 가야한다"며 "지분율 중심 경영 개념을 혁파해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두 사람은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특허 보호'가 중요하다는 의견에도 동감했다. 황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기술이전을 할 때 특히 중요한 게 특허"라며 "현재 특허의 양적인 성장은 충분한 듯하고 질적인 성장을 위해 출원, 등록이 아닌 보고서 지원 등의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도 "국내 산학협력단 사례를 보면 특허가 남을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남에게 알려주고 본인은 실속이 없는 결과를 낸다"며 "정부과제 평가를 받기 위해 살라미 특허를 내는데 홍익인간 정신에는 부합하지만 본인 권리 보호에는 쓸모가 없다"고 했다. 이어 "특허를 내고 보호를 받으려면 정부에서 과제를 평가할 때 특허 숫자를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플러스는 'World's Most Tangible Healthcare Convention'이라는 테마로 3년 만에 대면 개최됐다. 주요 전시 카테고리는 △디지털 헬스케어 △실험 장비 및 분석 △제조 및 설비 △패키징 △물류 △바이오테크놀로지 △원료(의약품/식품/화장품) △서비스 △병원/대학 및 공공기관이다. 주최측은 행사기간 3일 동안 15개국 200개 기업, 7000명의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