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40% 늘린 제일약품…당뇨치료제 시장 '빅뱅' 겨냥

제일약품 (17,090원 ▼80 -0.47%)이 2형 당뇨치료제 'JT-003(성분명 피오글리타존염산염)' 마지막 임상을 본격화했다. 특허 만료를 앞둔 당뇨치료 성분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또 다른 당뇨치료 성분 메트포르민과의 3제 병용 임상이다. 대형 당뇨치료제의 특허 만료에 따른 시장 판도변화를 앞두고 제약업계가 복합제, 병용처방 임상에 나선 가운데 제일약품도 대응에 나서는 양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최근 제2형 당뇨 치료제 JT-003의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환자모집 공고를 냈다. 해당 임상은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다기관,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무작위배정, 평행 비교 형태로 임상이 수행된다.


이번 환자모집 공고를 통해 제일약품은 JT-003의 임상 대상자 수를 당초 허가받은 256명보다 늘려 임상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환자모집 공고인 셈이다. 이번 임상 3상은 서울대병원 등 국내 26개 기관에서 수행될 예정이다. 내년 10월 임상 중간결과를 도출하고 2024년 2월 임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번 임상은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병용 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 2형 당뇨병 환자에 JT-003를 추가 병용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3제 병용 임상인 셈이다. 다파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는 당뇨치료 성분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치료제 포시가의 핵심 성분이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막고 장에서 포도당 흡수를 감소시켜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한다. 당뇨병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성분이다.

이번 임상은 '신약 개발 제약사'로 회사 체질 개선을 선언한 제일약품의 중장기 전략과 맞물린다. 제일약품은 또다른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JP-2266'의 유럽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동시 다발적 임상이 진행되며 연구개발(R&D) 투자도 늘어난다. 제일약품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약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0% 급증했다. 매출액 중 연구개발비 비중도 5.02%에서 6.48%로 확대됐다.


특히 제일약품의 이번 3제 병용 임상은 이번 임상에 병용 성분으로 쓰이는 다파글리플로진의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진행된다. 다파글리플로진과 함께 당뇨치료제 시장 쌍두마차 격인 MSD의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의 특허도 내년 만료된다. 이를 겨냥해 국내 제약사들이 자누비아, 포시가 병용 요법과 복합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선 상태다.

종근당은 회사가 국내 20호 신약으로 개발한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를 뼈대로 MSD의 특허만료 예정 성분인 시타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섞은 3제 복합제 임상 1상에 착수한 상태다. 이 3제 복합제의 개발명은 'CKD-393'다. 지금까지 종근당은 CKD-393의 배합비율과 용량을 점검하는 한편 로베글리타존,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 각 단일성분과 이를 비교하는 선행 임상을 진행했다. 이번 임상 1상을 통해 CKD-393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품의 특허만료라는 시장 판도변화를 앞두고 여러 성분을 섞은 복합제나 병용 임상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여러 성분이 처방되는 만큼 효능은 물론 투약 편의성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