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합병증도 예측하는 '가명정보'…"전문인력·기술력 키워야"

/사진=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이슈앤톡' 방송 캡처

'데이터 경제' 전환이 빨라지면서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해 활용되는 '가명정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가명정보는 암 환자 합병증 예측, 전기차 충전 인프라 수요 예측 등 이미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활성화 속도가 더딘 만큼 기술력과 전문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제4회 이슈앤톡' 온라인 행사를 열어 '가명정보 활용 현황과 전망' 등을 소개했다. 2020년 8월 '데이터3법' 개정으로 도입된 가명정보는 데이터 가치는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대체하는 등 '가명' 처리를 통해 추가 정보 없이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다.


가명정보는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목적 내에서는 정보주체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COVID-19)와 생활패턴 간 상관성의 가설 검증을 목적으로 생활습관·위치정보·성별 등에 대한 가명정보를 활용할 경우, 정보주체 동의를 받지 않고도 쓸 수 있다. 처리 과정에서 개인 식별 정보가 생성된 경우 즉시 처리 중지, 회수·파기해야 하는 등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결합키관리기관과 결합전문기관을 통한 정보 결합도 가능하다. 결합키관리기관은 안전한 가명정보 결합을 위해 결합키연계정보를 생성해 결합전문기관에 제공하는 곳이다. KISA는 국내 유일 결합키관리기관이다. 지난 4월 개인정보위는 4대 선도사례 중 하나인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수요예측 및 최적입지 선정' 과제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사례는 성남시의 차량등록정보와 티맵모빌리티의 운행이력 정보가 결합된 사례였다.

가명정보 활용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위와 KISA의 '2021년 가명정보 활용실태 및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304개사 중 향후 가명정보 활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12.5%, 활용 계획을 검토 또는 협의 중인 기업은 34.9%로 집계됐다. 47.4%가 가명정보 활용을 고려하는 셈이다.


심동욱 KISA 데이터안전활용단장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가명정보 간 연계를 통해 공공데이터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비식별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국가정책 수립에도 쓰일 수 있다"며 "사회문제 해결, 정책효과 분석, 연구 자료 등 다양한 부분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보건복지부의 보호종료아동 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출 의료비 정보, 근로복지공단 취업자 소득 정보를 결합하면 보호종료아동의 생활 수준을 분석할 수 있다.

KISA는 올해 △가명정보 결합 4개 중점 선도사례 마련 △권역별 가명정보 활용 지원센터 신설 및 기능 확대 △영상·음성 등 비정형·생체정보 등에 대한 가명정보 활용방안 마련 등을 추진한다. 다만 중요도에 비해 아직까지 가명정보가 활성화되지는 않은 만큼 전문인력 양성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심 단장은 "가명정보 제도를 효율적·효과적으로 조기 정착시킬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지난 2년간 관련 인프라를 많이 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융합적 지식과 스킬·경험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전문인력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적극적인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