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기업 모두 '윈윈'…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어떻게 활용할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씨는 요즘 인재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경쟁적으로 연봉을 인상하는 다른 회사들을 발맞춰 가는 건 부담스럽다. 한번 인상한 연봉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뭔가 뾰족한 방안이 없을까 궁리 중이다.

이럴 때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업복지제도의 일종인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는 기업이익으로 기금을 출연해 독립된 기금법인을 설립하고 근로자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고정 지출인 연봉을 높이지 않고도 근로자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해 의욕과 사기를 높인다. 또 회사가 어려울 때는 출연액을 조절할 수 있어서 회사 경영에 유리하다. 근로자도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실질적 임금 소득을 높일 수 있다.


근로자는 소득세 줄이고 기업은 우대혜택 누리고근로자가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하다. △보육료 △체육·문화활동비(헬스장 이용료, 영화 관람료) △기숙사 등 근로자복지시설 △기타 재산 형성 및 생활 원조 사업(경조비, 학원 수강료, 축하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우리사주 구입비, 주택구입 임차자금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재산을 형성할 수도 있다. 기금에서 지급하는 금품은 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소득세와 4대 보험의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근로자에서 매우 유리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밑지는 제도는 아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연봉과 달리 경영 여건이나 직전 연도 수익금의 변동에 따라 출연액을 조정할 수 있다. 임금 인상 없이 근로자의 복지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정하는 성과공유기업 지정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상속세·증여세·소득세...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혜택받는다특히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세제 혜택은 주목할 만하다.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에 출연하는 출연금은 법인세법상 손비로 인정돼 법인세가 면제된다.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은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 입장에서는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손금으로 계상한 경우 법인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 기금 설립 이후에는 기업 이외 제3자도 재산 출연이 가능한데, 피상속인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유증 등을 한다면 그 재산은 상속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


근로자가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으로부터 치료비, 학자금, 기념품 등 명목으로 받는 일정한 금품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복지포인트 등 금품의 종류에 따라서 일부 증여세가 과세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종합소득세보다 세 부담이 적고, 증여세 과세표준이 50만원 미만인 경우는 비과세되므로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금액은 상당 부분 증여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부터 정관에 따라 금전을 무상 또는 저리로 대출받은 경우, 적정 이자율과의 차이로 인한 이익이 1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도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즉 기금에서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금품 등은 회사 입장에서는 세법상 경비 처리가 되면서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소득세나 4대 보험 부과 대상이 아니므로 근로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사내복지기금법인은 마음대로 해산할 수 있을까 사내복지기금제도를 활용하던 기업이 마음대로 이를 그만둘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순히 사업체의 경영이 곤란하다는 사유로는 사내복지기금법인을 해산할 수 없다. 사업을 폐지하거나 기금의 합병 및 분할 등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기금법인이 해산할 당시 보유한 잔여재산도 미지급 임금이 있는 경우 미지급 임금을 우선 지급해야 한다. 사용 후 잔여재산이 있다면 50%까지는 근로자의 생활안정자금으로 배분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나머지는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할 수 있다. 사전에 정관으로 지정한 자가 없는 경우 근로복지진흥기금에 귀속된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신정민 법무법인 화우 세무사

[신정민 세무사는 세무법인 화우 소속 세무사로 주요 업무 분야는 재산제세와 관련한 조세 자문과 불복이다. 연말정산 및 신탁과 관련한 강연 경력이 있으며, 상속세·증여세·양도소득세·소득세·부가가치세·법인세·지방세·조세특례제한법·국제조세 등 국내외 개인 및 법인의 조세와 관련한 각종 신고 대리 및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