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살해한 동거녀 명의로 대출…"상속 받았다" 자랑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택시기사를 살해해 옷장에 숨긴데 이어 전 여자친구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 /사진제공= 경기북부경찰청

택시기사를 살해해 옷장에 숨긴데 이어 전 여자친구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이기영(31)의 주변 목격담이 전해졌다.

30일 KBS에 따르면 이기영은 함께 살던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한 달 뒤인 지난 9월 중순 지인을 만났다. 이때 "부모가 돌아가셔서 상속받을 유산이 어마어마하다"며 "그 돈으로 아파트를 구매했고 이사 간다"고 말했다. 이기영은 아파트 위치를 마포나 공덕이라고 말했다.

제보자 A씨는 "부모를 잃었다면서도 들떠있는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자기 부모가 돌아가셔서 상속받는 건데 상속 금액이 얼마가 됐든 간에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들떠 있을 수가 있나? 좀 이상하긴 했다"고 KBS에 설명했다.

이후 '함께 지내던 집주인 여성이 왜 보이지 않냐'는 A씨 질문에, 이기영은 "(동거 여성이) 카페를 개업해 지금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A씨는 "그렇게 한마디하고 계속 상속 얘기로 말을 돌리더라. 회피하는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알고 보니 이기영은 이 시기에 재산 상속이 아닌 숨진 여성 명의로 대출을 받아 2000만원가량을 쓰고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이기영이 가로챈 돈이 더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 회사에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그뿐만 아니라 이기영은 사망한 동거 여성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두 차례 바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영은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에도 고인의 전화기로 닷새 동안 유족과 태연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피해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엽기적 범죄 행각을 벌인 이기영의 신상은 지난 29일 공개됐다. 경찰은 신상공개 사유에 대해 "이씨의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기영의 범죄 행각이 비상식적인 측면이 많다며 프로파일러를 추가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